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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고태권 신부님이 만든 영상. 난 이 그림이 예수님의 상처를 헤집는듯 해서 늘 마음이 불편했었다. 저 상처가 누구 때문에 난 상처인데 저 상처 안에 손을 집어넣는가.... 살아보니, 나 역시 수시로 상처를 헤집어가며 상대방을 확인하곤 했었음을 알겠다.
"Bring some of fish just caught" (Jn 21,10) 이미 숯불 위에 물고기와 빵이 있었지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방금 잡은 고기를 들고 오라고 말씀하신다. 방금 잡은 고기. 당신께서 인간을 통해 하신 그 일로 그 인간을 새롭게 먹이시려는 예수님은 "이미" 드렸음을 핑계로 준비 없이 식탁으로 나아가는 "나"를 반성케 한다. 방금 잡은 물고기를 들고 예수님께 가지 않으면 신선한 은총 역시 기대하지 말아야 하는지도... 요 며칠 십여 년 전에 섰던 리포트를 워드 파일로 저장해 두려고 작업을 하면서 읽고 있는데, 리포트를 읽다보니 '내가 이런 마음도 먹었었구나.' 싶어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죄인의 기도'라는 제목마저도 얼마나 거창한지. 마음먹은 바대로 살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
베드로 수녀님이 허전함을 견딜 수 없어 하셨던 양 그림..근데 난 이게 아주 맘에 듬.ㅋㅋㅋ 요건 성금요일 아침까지 후다닥 급하게 만든 것.염색 빼고는 전부 내 작품..제일 빨리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부활은, 삶의 언저리를 맴돌던 나를 기어이 일상으로 돌려보낸다. 30일 피정, 내가 눈치채지 못했던 보슬비 같았던 부활. 눈부신 일상 안으로 기어이 나를 다시 밀어 넣으신다, 주님은.
남의 아이를 기르는 심정은 어떤 걸까? 아니, 하느님의 아들을 기르는 심정 말이다. 어쩌면 요셉 성인의 소원은 참한 여인과 소박하게 꾸려나가는 단란한 성가정이었을 거다. '의로운' 사람이었던 요셉은, 말수가 적고 건조하면서도 곧은 사람이라 약혼녀의 잉태 소식을 듣고는 조용히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다. 누구를 탓하거나 자신에게 잘못한 이에게 복수를 한다는 건 그에게 관심 밖의 일이었다. 그저 조용히, 그간의 정을 생각해서라도 서로에게 더이상 상처를 입히지 않고 마무리 지으려 했던 것이다. 나는 이 성경에 나오는 이 요셉 성인를 묵상할 때마다 너무나 꼿꼿하셨던 우리 아버지 요셉을 늘 떠올렸다. 아버지의 '곧음'은 사춘기의 나를 무시로 서운하게, 때로는 억울하게 만들었다. 물론 이런 감정들과 더불어 나는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