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깊이에의 강요

요한 21,10 본문

요한의 우물/요한 21장

요한 21,10

하나 뿐인 마음 2013. 4. 6. 07:04


"Bring some of fish just caught" (Jn 21,10)

 

이미 숯불 위에 물고기와 빵이 있었지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방금 잡은 고기를 들고 오라고 말씀하신다. 방금 잡은 고기.

 

당신께서 인간을 통해 하신 그 일로 그 인간을 새롭게 먹이시려는 예수님은

"이미" 드렸음을 핑계로 준비 없이 식탁으로 나아가는 "나"를 반성케 한다.

방금 잡은 물고기를 들고 예수님께 가지 않으면 신선한 은총 역시 기대하지 말아야 하는지도...

 

요 며칠 십여 년 전에 섰던 리포트를 워드 파일로 저장해 두려고 작업을 하면서 읽고 있는데,

리포트를 읽다보니 '내가 이런 마음도 먹었었구나.' 싶어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죄인의 기도'라는 제목마저도 얼마나 거창한지.

마음먹은 바대로 살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기도 하고,

나란 존재는 어찌 이리도 미지근한 상태가 되어버렸나 싶어 마음이 씁쓸하기도 하고.

 

예수님은 여태껏 나에게 '방금 잡은 고기'를 원하셨고 그 고기로 날 먹이길 원하셨지만,

난 매번 '그거나 이건 별 차이 없으니 그냥 대충 주세요.'하며 내가 들고가야할 봉헌물을 생략했었나 보다.

아주 가끔 거의 회개할 뻔 마음을 고쳐먹고 주님 앞에 서기도 했지만,

뉘우침의 흔적은 봄눈 녹듯 온데간데없고 언제 그랬냐는듯 꽃향기만 쫓고 있다.

 

지난 세월, 깨달은 바 없진 않았으나 오늘 이 순간도 난 새롭게 깨달아야 하고

종신서원으로 나를 온전히, 이 생애에서는 마지막으로, 영원히 바치긴 했으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나는 매순간 "나"를 다시 바쳐야 한다.

 

방금 잡은 고기를 들고 부활하신 주님께 가자.

방금 잡은 물고기 역시 예수님의 업적임도 잊지 말아야겠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