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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4층 교사실 앞 아무도 모르게 가을이 찾아와 흔들리고 있었다. 보든 안보든, 환경이 멋지든 척박하든, ... 내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생명을 거부하지 않고 피어난 너의 삶에 경탄을 보낸다. 회식자리로 이동 중, 뜬금없이 나누었던 소임에 관한 몇마디. carpe diem 바람따라 흔들릴 줄도 아는 너의 삶을 기억하마.
삼촌들 위패가 모셔져 있는 현충원. 이모들이랑 언니야랑 다녀왔다. 육이오... 전쟁은 생떼 부리듯 젊은 이들을 전장으로 불러댔고 수많은 목숨이 쇠털 날리듯 그렇게 흩날렸다. 우리 삼촌 세분은 육이오 때 고스란히 삶을 앗기셨다. 막내 여동생보다도 더 푸릇푸릇했던 젊은 목숨. 지금 내 나이의 반밖에 못사셨던 삼촌들의 삶. 애국이 뭔지도 모른채 내놓은 목숨. 앗긴 가족. 남은 우리들의 그림도, 지금 이 나라도 하 수상쿠나~ 휴가 어느 날.
제리랑 열심히 줄쳐가며 읽고 기도하던 책. 갑자기 생각나서 꺼내봤는데 아른한 추억이 솔솔~ 처음 산 건 하도 너덜너덜해져 어쩔 수 없이 처분하고, 두번째 산 건 스테이플러까지 집어서 고정시켜 여태 들고 있다. 가끔씩 들여다보며 첫마음을 기억한다. 닳고 닳은 책이지만, 이 책을 가슴에 품었던 시절을 잊을 수 없다. "내 마음은 하느님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 이 조그만 책은 미국까지 들고 왔다...
늦은밤 갑자기 삘이 와서 하나 새김. 싸구려 지우개에 새기다보니 너무 물컹해서 칼이 제일 잘 나가~ ㅋㅋ 냄새도 지독하고 흐물거려서 몇번 찍으면 금방 닳을 거 같아 새기느라 애쓴 시간이 벌써 아까울라 한다. 지우개도 사람도 향기까진 아니더래도 좀 좋은 냄새가 나야하는구나... 견고해야할 필요도 있구나... 단단할 필요가 있는 거지... 부활 준비...
주변에 며칠씩 기침을 심하게 하는 동료가 있으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에게 가까이 가려 하지 않는다. 감기 걸린 사람은 저녁 회식 자리에서도 술잔을 돌리지 않는다. 일종의 ''사회적 격리''인 셈이다. 하지만 개미 사회에서는 인간 사회와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병에 걸린 개미에게 건강한 개미가 다가가 일부러 병을 옮은 후 함께 앓는다는 것이다. 왜 개미들은 일부러 병을 옮길까.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오스트리아 과학기술원 연구진은 흔하게 볼 수 있는 개미의 한 종류인 정원개미(Lasius neglectus) 군락을 관찰했다. 정원개미에 녹강균이라는 곰팡이가 침입하면 심할 경우 죽음에 이른다. 곰팡이가 뿌리 같은 균사(菌絲)를 뻗쳐 개미 몸통을 뚫고 몸속 영양을 모두 흡수해버리기 ..
(레지오 훈화)보지 않고도 믿을 수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토마스가 부활을 확인할 방법은 상처 밖에 없었나 봅니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우리를 위해 돌아가셨다 부활하신 분이시라면 죽음의 '상처'말고 또 뭐가 있겠습니까. 믿지 못하는 토마스를 위해 다시 한 번 나타나셔서 당신 상처를 기꺼이 드러내 보여주시는 예수님과 "그분의 손에 있는 못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라고 말하는 토마스가 어쩌면 스승과 제자로서 어울린다 싶기도 합니다. 사람끼리의 진짜 관계가 시작되는 시점은 상대방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끼기 시작하는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예수님은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인간 구원을 위해 상처 입는 것을 두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