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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흑산 본문

雜食性 人間

흑산

하나 뿐인 마음 2013. 1. 16. 15:12

 


흑산

저자
김훈 지음
출판사
학고재 | 2011-10-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저 너머를 향해 피 흘리며 나아간 사람들!조선시대 천주교 박해와...
가격비교

김훈 지음. 학고재.

 

몸으로 파도를 헤쳐나간 무늬를 푸른 등 위에 새기고

작은 내장을 작동시켜서 원양을 건너갔다 섬으로 다가오는 물고기들.

뭍에서의 삶을 떠나 배에 실려 멀미를 하면서도 새벽을 독촉하는 닭.

한낱 나약한 인간의 몸으로 하느님 나라를 오갔던 순교자들.

안정된 터전을 떠나 끊임없이 흔들리는 불안한 삶을 살며

하느님 나라를 독촉했던 순교자들.

 

작가의 말...

"절두산 아래를 통과해서 귀가하는 날들이 오래 계속되었다.

나는 흑산도나 남양 성모성지, 배론성지 같은

사학죄인들의 유배지나 피 흘린 자리를 답사했고

기록들을 찾아서 읽었다.

나는 흑산에 유배되어서 물고기를 들여다보다가

죽은 유자(儒者)의 삶과 꿈, 희망과 좌절을 생각했다.

그 바다의 넓이와 거리가 내 생각을 가로막았고

나는 그 격절의 벽에 내 말들을 쏘아댔다.

새로운 삶을 증언하면서 죽임을 당한 자들이나

돌아서서 현세의 자리로 돌아온 자들이나,

누구도 삶을 단념할 수는 없다."

 

"주여 우리를 매 맞아 죽지 않게 하소서.

 주여 우리를 굶어 죽지 않게 하소서.

 주여 우리 어미 아비 자식이 한데 모여 살게 하소서.

 주여 겁 많은 우리를 주님의 나라로 부르지 마시고

 우리들의 마음에 주님의 나라를 세우소서.

 주여 주를 배반한 자들을 모두 부르시고

 거두시어 당신의 품에 안으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일본 성지순례동안 읽기 시작했는데

소설을 읽는동안 가슴에 묵직한 것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물고기처럼 작은 내장으로 헤쳐나가기엔 버거운 삶,

닭처럼 새벽을 독촉하기 위해 견뎌야하는 울렁거림이 일상이 되는 삶...

조금은 불편하게 살아가는 것...

할말을 잊게 만드는 소설.

201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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