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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4/09/10 (3)
깊이에의 강요
울라브 하우게 시. 임선기 번역. 봄날의책. 울라브 하우게의 시는 처음이었는데정식 출간 전 제본 같은 시집이었다.겉모습만이 아니라 속도 그랬다.유일한 낱장 하나하나를 엮어놓은 듯한,꼼꼼하게 묶었지만 낱장 하나하나가 각각의 생기를 가지고 자유롭게 존재하는 듯한. 시집을 덮고 아래 알라딘 사이트의 소개글을 읽으며 내 느낌이 어디에서 온 건지 알듯 했다. "현대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시인 중 한 명인 울라브 하우게(Olav H. Hauge, 1908-1994)는 고향 울빅(Ulvik)에서 평생 정원사로 일하며 400여 편의 시를 쓰고 200여 편의 시를 번역하였다.그는 매일 노동했으며 가장 좋은 시는 숲에서 쓰였다. 그는 북구의 차가운 조용함 속에서 한 손에 도끼를 든 채 시를 썼다. 그렇게 꿈꾸고 그렇게 존재..
허은실 시집. 문학동네. 삶이 농익은 듯한 시인의 시.'잠깐' 설웁다 말 줄 아는 경지에 이른 이의 노래.또박또박 한숨을 쉬면서도구성진 푸념을 금세 내놓는다."타인을 견디는 것과외로움을 견디는 일어떤 것이 더 난해한가 다 자라지도 않았는데 늙어가고 있다그러나 감상을 단지 기후 같은 것"(목 없는 나날)
서현숙 지음. 사계절. 어느 국어 교사가 소년원에서 국어 수업을 한 이야기. 사실 나는 사람이 사람을 온전히 바꿀 수 있다는 말에 신뢰하기를 늘 주저한다. 믿음이 부족해서인지 경험부족인지, 어쩌면 나 자신에 대한 신뢰 부족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신뢰라는 말 앞에서 주저한다.변화를 믿지 못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약함을 믿는 것에 가깝지만... 그러면서도 인간의 변모를, 성장을 나는 또 얼마나 바라고 있는지. 내게는 아이들이 모두 변화했다는 결론이 아니라다른 태도와 다른 삶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그 선택을 택할 마음을 먹고 변화하기를 원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보여주는 책이었다. 주저한다고 늘 말하지만 또 그 주저함을 후회하기를, 바라고 바란다.이 책을 읽으며 '후회하기를' 또 바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