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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20호 취약한 욕구에 대한 확인 본문
십인십색(十人十色)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모두는 서로 조금씩 다른 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 자신이 어떤 욕구에 더 약한지를 파악하고 있는 것은 영성생활에 있어서 아주 중요합니다.
단식피정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피정 초반에는 단식이 크게 힘들지 않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몇몇은 피정 중에 떠나가기도 했습니다.
식욕이라는 것이 인간을 얼마나 쥐락펴락 하는지를 알 수 있었지요.
개인적으로 저는, 먹고 싶은 음식들이 떠오르긴 해도 피정이 끝나는 날까지 별로 힘들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복병은 따로 있었습니다. 제가 괴로웠던 것은 다름 아닌 책 때문이었습니다.
단식피정 내내 성경 말고는 읽을거리가 없음이,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느낄 글 한줄 없는 시간이
제게는 견디기 힘든 고통 수준이었지요.
단식 피정을 다녀와서 제가 얻은 건 취약한 욕구에 대한 재확인, 지적욕구에 대한 성찰인 셈입니다.
많은 외국 여자를 사랑했던 솔로몬 임금은(11,1) 자신이 어떤 유혹에 약한지를 잘 살피지 못했습니다.
하느님께서 두 번이나 나타나시어 충고하셨지만, 수많은 그의 아내들은 그의 마음을 하느님으로부터 돌려놓았고(1,3)
결국 왕국분열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솔로몬을 교훈삼아 각자의 영성 상태와 부족한 부분들을 얼마나 자주 들여다보고 있는지 성찰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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