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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19호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1열왕 3,9) 본문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1열왕 3,9)
아버지 다윗의 뒤를 이어 임금이 된 솔로몬은 기브온에 제사를 드리러 갔다가,
자신은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는다 하며 하느님께 ‘듣는 마음’을 청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솔로몬의 청을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다(3,11)고 하시며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부와 명예까지 주십니다.
성경판 금도끼 은도끼 같은 솔로몬의 이 이야기는
말을 잘하는 것보다 잘 들을 줄 아는 것이 얼마나 지혜로운 일인지,
또 하느님 마음에 드는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수도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땐, 듣기 위해서는 그저 귀를 기울이면 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좀 더 지난 후에는 듣기 위해서는 반드시 침묵이 필요함을 깨달았고,
수도삶이 조금 더 깊어지니 침묵보다 앞서 ‘듣고자 하는 원의’가 내 안에 반드시 있어야지만 들을 수 있음을 깨달았지요.
지금은, 가장 먼저 있어야할 것은 ‘듣고자 하는 나’가 아니라 ‘말씀하시는 그분’임을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솔로몬도 말씀하시는 하느님, 사람들을 통해 들려오는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기를 청한 게 아닐까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듣는 마음’을 잘 간직하고 계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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