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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미움이 그친 바로 그 순간 본문
송봉모 지음. 바오로딸.
"이사야 43장 25절에서 하느님이 '내가 너의 죄를 기억하지 않으리라'하고 말씀하신 것은 글자 그대로 우리 죄를 기억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하신다. 다만 우리의 악행을 용서하시고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으신다는 것은 우리 악행이 당신과 우리 사이의 관계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도록 하신다는 것이다. 곧 우리의 약함을 헤아리시고 당신 자비와 사랑을 쏟아부어 주시겠다는 것이다.
용서하지만 상처 준 사건을 잊지 않는 것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계단에서 내려오다 넘어진 사람이 계단을 내려올 때 조심하는 것도 또다시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다. 만일 넘어졌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덤벙덤벙 내려온다면 또다시 넘어져 다칠 것이다. 불에 덴 사람이 불을 조심하는 것은 또다시 불에 데지 않기 위해서다. 과거 상처에 대한 기억은 같은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필요하다.
정신의학자 사스Thomas Szasz는 말한다. '멍청한 사람은 용서하지도 잊어버리지도 않는다. 순진무구한 사람은 용서하고 잊어버린다. 현명한 사람은 용서하되 잊어버리지 않는다.' 현명한 사람은 용서하되 잊지 않으면서 그 상처 체험에서 깨달음을 얻어 다시는 같은 상처를 받지 않도록 자신을 돌본다."
오랜만에 나를 포함하여 참 여러사람을 떠올리며 기도하게 만든 책이다. 하느님 체험 가장 끝에 용서가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용서는 마지막까지 버티는 경우가 많았다. 이해와 용서가 분명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용서의 대상을 이해하고 싶었던 것이다. 용서는 이해가 아니라 신앙의 힘이자 치유의 길이다. 자꾸만 아래로 꺼지려 하는 나를 용서해야하는 요즘....
"중독자를 사랑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냥 봐 달라는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다. 토한 것을 스스로 치우게 하고, 발생한 문제에 직면하게 하며, 무책임한 행동의 열매를 스스로 거둬들이게 하는 것이다."
나는 어느 책제목처럼 상처 입은 치유자이며, 제일 먼저 나를 치유하고 나를 용서해야한다... |
20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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