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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RB 제67장 여행중에 있는 형제들에 대하여 본문

아무것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더 낫게 여기지 말라

RB 제67장 여행중에 있는 형제들에 대하여

하나 뿐인 마음 2020. 6. 25. 22:27

 

 

"여행하게 될 형제들은 모든 형제들과 아빠스에게 기도를 청할 것이다. 그리고 하느님의 일의 마지막 기도에는 참석하지 못한 모든 이들을 기억할 것이다." (RB 67,1-2)

 

수도자의 여행은 이렇게 공동체의 기도로 파견되고 그들은 여행 중에서도 공동체와 함께 하고, 돌아와서는 전례 중에 모든 사람들에게 기도를 청한다. 어디를 갈 때 공동체 모두가 기도를 해주는 경험은 참 소중하다. 비록 몸은 잠시 수도원을 떠나 있더라도 마음은 언제나 수도원에 머물고 있는 정주의 삶. 뒷부분은 여행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당시의 수도원은 봉쇄 개념이 더 엄격했고, 지금처럼 사도직 활동이 없었기 때문에 외출이나 여행에 대해서도 당연히 더 엄격했음은 당연하다. 

 

나는 이 장을 묵상하면서 예전에 내가 선교파견을 위해 공동체 앞에서 받았던 여행 강복과 우리가 매 시간경을 마칠 때 "또한 여기 없는 저희 형제들도 도우소서."라고 하면서 지금 함께 기도할 수 없는 공동체 형제들을 위해서도 주님의 도움을 청하는 것을 잠시 묵상했다. 내가 공동 성무일도 시간에 함께 하지 못할 때마다 나를 위해 어김 없이 하느님의 도움을 빌어준 공동체에 대해서도 묵상했다. 이렇게 이번 성규 피정은 내게 '보이지 않던 공동체의 몫'을 낱낱이 보여준 피정이다. 

 

그리고 오늘 어른 수녀님 한 분이 하늘 아버지께로 먼 여행을 떠나셨다는 부고를 들었다. 수녀님은 임종을 앞두시고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시냐는 질문에 고통 중에서도 ‘예수님만을 보고 싶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투병하시는 동안 수녀님은 우리들의 '여기 없는 저희 형제' 중 한 분이셨는데 이제는 하늘에서 하느님과 함께 계시면서 우리들을 위해 기도해 주실 든든한 전구자(intercessor)가 되셨다. 내게 있어서도 그동안 환희의 신비 2단 에서 기억되는 수녀님이셨지만 오늘부터 환희의 신비 1단에서 기억되는 '돌아가신 선배 수녀님'이 되셨다.

 

주님, 당신 얼굴 뵙는 기쁨을 허락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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