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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RB 48,1 정해진 시간에 육체노동을 하고 또 정해진 시간에 성독을 할 것이다 본문

아무것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더 낫게 여기지 말라

RB 48,1 정해진 시간에 육체노동을 하고 또 정해진 시간에 성독을 할 것이다

하나 뿐인 마음 2020. 6. 24. 14:27

 

 

베네딕도 성인은 수도승의 하루를 바퀴살처럼 시간 전례를 순서대로 세워둔 후 나머지 시간을 채워나가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하고 시간을 차지하는 일이 '육체노동'과 '성독'이다. "한가함은 영혼의 원수이다. 그러므로 형제들은 정해진 시간에 육체노동을 하고 또 정해진 시간에 성독을 할 것이다."(RB 48,1) 수도자로써 교회와 세상을 위해 공적으로 바치는 시간 전례가 바퀴가 돌듯 꾸준히 돌아가고, 개인적 기도라 할 수 있는 성독과 육체 노동으로  균형을 맞춘다. 

 

'자신의 손으로 노동함으로써 생활할 때 비로소 참다운 수도승들이 되기 때문'(8절)이라는 베네딕도 성인의 말씀을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수도자들은 노동을 당연한 일상으로 받아들인다. 외부 사도직에서의 노동은 조금 다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기본적 일상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노동을 당연히 '내'가 하는 것은 남의 시중을 받지 않는 삶의 기본일 것이다. 나는 이 장에서 노동보다 성독에 관해 더 묵상했는데, 치열하게 말씀을 붙들고 살겠노라는 내 오랜 결심을 돌아보기 위해서였다.

 

이 장에는 'vacare'라는 단어가 6번 나온다고 한다(RB 48,4. 10. 13. 14. 17. 22). 무언가를 위해 '비워두다' 혹은 어떤 일에 '몰두하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인데 성인은 (성경)독서와 연관하여 이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성독을 하기 위해 하루에 반드시 비워두어야 하는 시간이 있어야 하고, 그 어느 때보다 전념해야 하는 시간이 바로 '성독'일 것이다. 

 

이 묵상에선 (너무나 당연하지만) 많은 말도 많은 생각도 필요 없었다. 우리에게 있어 렉시오 디비나는 매일의 시간 중 반드시 비워두어야 하는 시간, 그리고 내 온 몸과 마음으로 채워야(몰두)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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