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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RB 제63장 공동체의 차례에 대하여 본문

아무것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더 낫게 여기지 말라

RB 제63장 공동체의 차례에 대하여

하나 뿐인 마음 2020. 6. 24. 11:38

 

 

"수도원 안에서 차례는 이렇게 정할 것이니, 즉 수도생활을 (시작한) 때와 생활의 공적에 따를 것이며 또한 아빠스가 정하는 대로 할 것이다."(RB 63,1)

 

세속의 순서를 거부하고 입회 순으로 차례를 정한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허성석 신부님은 '하느님께 먼저 돌아선 순서'와 '하느님께 앞서 나아간 순서'에 따르는 것이라고 했다. 나이에 따른 순서를 허물고 하느님께 돌아선 회심의 시간을 수도자의 '처음'으로 삼는다는 사실은 수도 연륜이 시간에 의존할 수 없는 일임을 알게 한다. 즉, 회심이 깊어야 수도 연륜도 깊어진다. 나의 경험으로도 나이 순서를 허물고 새 순서를 받은 우리는 '높고 낮음'의 질서에 더 이상 편승하지 않고 하느님 앞에 '형제 자매'로 서는 새로운 질서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이 질서는 우선적으로, 전례 즉 하느님의 일에 적용된다. 기도를 바치고자 성당 앞 복도에서 서원순으로 줄을 서서 고요히 기다리는 시간, 우리는 '하느님께 먼저 돌아선 순서'와 '하느님께 앞서 나아간 순서'에 따라 제단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므로 후배들은 자기 선배들을 존경할 것이며, 선배들은 자기 후배들을 사랑할 것이다."(RB 63,10) 

 

공동체의 차례가 있되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도록, 마치 상호 순명처럼, 사랑과 존경이 마주 서로 흐르게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되어지는' 일이 있다. 태도로써 먼저 존경함으로서 마음으로 더욱 존경하게 되는 것. 태도로써 먼저 사랑함으로서 마음으로 더더욱 사랑하게 되는 것. 기도함으로써 우리는 더더욱 기도의 사람이 되고, 부족하고 나약한 사람이지만 '정주'와 '수도자다운 생활'과 '순명'을 서원하고 살아감으로써 더더욱 '수도자'가 되어 간다. 진흙으로 빚으신 후 숨을 불어넣으신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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