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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Abraham leaves Ur 본문
답을 가늠하기 어려울 때 처음을 생각한다. 훌쩍 떠나서 수녀원에 들어가려고 마음 먹었을 때의 심정. 언니에게 수녀원에 가야겠다고 말하던 그 순간의 내 결심. 수녀원 봉쇄구역을 처음 들어서던 때의 감정. 입회 첫 날 밤, 침대에 누워 어두운 천장을 바라보며 세웠던 다짐. 그 이후에 처음을 생각하며 처음처럼 먹었던 마음들...
창세기에 나오는 아브라함 이야기는 '떠남'으로 시작한다. 그때까지의 삶은 성경엔 기록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위대하다고 일컬어지는 아브라함의 '떠남'을 묵상하면 할수록 이 후의 아브라함이 범한 실수가 자꾸 파고든다. 모든 것을 두고 먼 길을 떠난 아브라함이지만 그 이후의 삶이 매순간 '떠남'에 걸맞지는 않았다. 이 사실에 대한 묵상은 나를 위로하기도 하고 초라하게 만들기도 한다. 아브라함이 얼마나 철저하게 떠났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 어떻게 하느님을 따르고 어떻게 실수하고 결국 마지막까지 어떤 삶을 살았느냐가 더 큰 묵상거리를 준다.
온전히 떠나본 적이 있지만, 그것이 그 이후의 삶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수녀가 되었다고 해서, 몇 차례의 서원을 거쳐 종신서원을 했다고 해서 내 삶이 나날이 깊어질 리 만무하다. 종신서원 역시 또 하나의 시작일 뿐.
아브라함은 그 이후에도 계속 떠나야 했다. 나 역시 계속 버리고 떠나야 한다. 떠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빈손을 유지하는 것. 떠난 사람의 마음을 유지하는 것. 빈털터리인 나 자신을 더 철저하게 만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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