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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규진이가 성현이를 때렸다 본문
2007.5.25.
이번엔 규진이가 성현이를 때렸다. 성현이는 조용히 눈물만 흘리고 ...
애들을 데려와 물어보니 성현이가 물을 먹고 말을 하니까 물이 튀어서 침을 뱉는 것 같더란다.
나머지 애들 기도문 외우라고 부탁해놓고 규진이랑 종규를 불러서아예 계단에 앉아 이야기를 했다. 왜 침을 뱉는것처럼 느껴지는지도 설명해 주고, 왜 성현이가 싫은지도 물어봤다. 역시나 예상한 대답이다.
이녀석들을 미워하고 싶진 않다... 별 대책이 없는 나 자신에게 조금 화가 난다. 계단에 앉아 성의 없이 내 말을 듣고 있는 애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바람이 불어옴을... 걱정이 되는건 아니지만, 툭 터놓고 이야기를 해보자 싶었다.
교실로 들어가 애들과 둘러 앉아 이야기를 꺼냈다. 조심스럽게...
"지금부터 수녀님과 진지한 이야기를 해볼거야. 근데 먼저 성현이가 허락을 해줘야해." 한 후 "성현아, 수녀님이 지금 친구들이랑 성현이 얘기를 하려고 하는데 허락해줄래?"하고 물었다. 약간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이긴 했지만, 괜찮다고 한다. 믿어줘서 고마웠다.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수녀님은 너희들도 사랑스럽고 성현이도 사랑스러운데 모두 같이 사이좋게 지내지 않는 것 같아서 걱정된다고... 서로 사랑하면서 예수님을 함께 모셨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별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수녀님이 성현이랑 사이좋게 지내달라고 부탁 좀 해도 될까 물어봤다. 그러니까 한둘씩 말하기 시작한다.
"성현이는 어렸을 때 머리가 많이 아팠대요."
"응, 그래서 성현이는 친구들이 말을 배울 때 잘 못배웠어. 그래서 너희들처럼 말을 잘하고 싶은데 아직은 잘 안되는 거야. 너희들이 기다려주고 가르쳐주면 안될까?"
"성현이는 움직이는게 우리랑 달라요. 힘은 센데, 너무 느려요."
"그래, 성현이는 아기 때 많이 누워서 지냈어. 그래서 너네들처럼 빨리 달리고 축구도 하고 싶은데 그게 맘대로 안돼. 하지만 성현이 마음은 언제나 너희들이랑 뛰어놀고 싶어해."
성현이가 끄덕끄덕 한다... 가슴이 아프다.
한마디씩 던지는 말에 대답하면서 나도 본격적으로 말을 시작했다.
"성현이가 어떤걸 고쳤으면 좋겠는지 지금 성현이한테 이야기를 해주면, 성현이가 고칠려고 노력할거야. 그래서 성현이가 고쳐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같이 도와주자."
"만지는 거 싫어요."
"코파는 거 싫어요."
"코파서 먹지도 않았으면 좋겠어요."
"소리 지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마디씩 할때마다 성현이한테 얘기해줬다.
"성현아, 미주는 만지지 않았으면 좋겠대. 그렇게 노력할거지?"하면서 하나하나 다짐을 받았다.
한명씩 모두 얘기하고 결국 성현이가 그걸 고치도록 가르쳐주고, 기다려주기로 결론을 모았다. 잊어버리고 또 그렇게 할 때에는 사랑스럽게 가르쳐주기로, 성현이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기로...예수님이 아주 기뻐하실 거라고.
그리고 덧붙였다. 성현이는 친구가 많이 없어서 너희들이 친구가 되어주면 성현이도 기쁘고, 수녀님도 기쁘고, 무엇보다 예수님이 아주 좋아하실 거라고. 첫영성체 하는 기념으로 성현이를 도와주는 걸로 예수님께 선물을 드리자고...
우리 친구들이 첫영성체를 준비하면서 서로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로 주신 분이 예수님이라고..그리고 우리 친구들을 통해서 성현이는 예수님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결국 모두다 그러겠다고 한다. 결국 성현이를 어떻게 도울 건지 방법도 한가지씩 알아오기로 했다.
이랬다고 해서 하하호호 사이가 금새 좋아지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벌써 시작되었다고, 예수님이 애들 마음에 뿌려주신 사랑의 씨가 벌써 싹이 돋았다고...믿는다.
모자라는 수녀에게는 똑똑한 애들이 있는 법~
수녀가 모자라면 예수님이 직접 나서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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