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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수녀가 참 미안하다 싶었다 본문
2007.5.16.
이번 첫영성체 애들은 작년 애들과는 많이 다르다. 애들이 덜 애들같다고나 할까... 신나게 놀고 떠들다 야단맞고 그러다 또 금새 친해지고 왁자왁자 한 맛이 거의 없다..약간 애늙은이 같은...
첫정이 아니라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처음부터 성현이한테 보이던 행동들 때문에 내가 정이 달아났는지...
하여간 요새 고민이었다. 애들이 그닥 예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그러다 보니 교리도 힘이 빠지고 지치곤 했다. 저번보다 더 열심히 기도하고 잘해주려고 애쓰는데도 그게 참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점심 식사를 하다가 희정 수녀님한테 이런 얘기를 했는데, 결론은 "어쩌겠노"였다. 수녀가,,,참 미안하다 싶었다.
그런데 오늘 교리 중에 미주가 슬쩍 오더니 나를 끌어안고 하는 말이,
"저번에 수녀님을 그냥 알았을 때는 우리가 친한줄 몰랐는데, 첫영성체를 하니까 우리가 친한 거 같아요." 한다.
서로 만나고 부대끼고 하면서 친해진게 아니라, 처음부터 친했는데 그걸 이제 알았다는 미주의 고백?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그리고 내 마음을 치유하기 시작했다. 늦게야 님을 사랑하게 된 어느분처럼.
솔직히 난 나도 모르게 정을 떼고 있었다. 애들이 애들같지 않고, 잔인하게 성현이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나도 모르게 주고자 했던 정을 거두고, 눈을 감았던 것이다. 그런데...미주 때문에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오늘 성령에 대해서 배웠는데...성령께서 도와주신다, 위로자 성령께서 내 마을을 위로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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