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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1/06/25 (1)
깊이에의 강요
순리(順理)대로
이모에게 갑작스럽게 심근경색이 왔고, 오랜 투병 생활을 한 이모를 더 이상은 고통스럽게 오래 붙들어 둘 수는 없기에 연명 치료를 중단했다. 그렇다고 해서 호흡기까지 뗄 수는 없어 하루를 더 기다렸지만, 호흡기를 달고 있어도 밤을 넘기기 어려울 거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과 달리 이모는 맥박이 떨어지지 않았고 이생의 시간을 고통 속에서 이어가는 이모를 위해 호흡기를 떼어 드리고 편히 하느님 곁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반겨줄 곳으로 보내드리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서울에 올라와 있다. 입회한 후 스무 번이 넘는 연피정을 하면서 이렇게 중간에 피정을 마친 것은 처음이었다. 시작을 했으면 제대로 마치는 것이 늘 당연하고 심지어 ‘옳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열흘 간의 연피정이 삼 일만에 끝맺음을 할 수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