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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1/02/21 (3)
깊이에의 강요
권석천 지음. 어크로스. 사람에 대한 예의... 신앙의 위기든 세상의 위기든 지금이라도 되돌리지 않으면, 어떻게라도 멈춰서지 않으면 추락의 속도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자꾸만 나를 다그치는데 막상 내 그릇을 들여다보면 부끄럽기 그지없다. 믿음에도, 세상에도, 인간 관계에도 명민하게 깨어 있되 지나치게 예민하지도 않은 사람이고 싶지만 가야할 방향을 생각하면 자꾸만 마음이 성급해지고 오히려 실수를 한다. 그러면서도 이 책을 읽으며 적어도 이만큼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갈림길에서 길을 알려주는 표지판은 길 위에 서 있을 수 없다. 길 아닌 곳에 서 있을 각오 정도는 해야 길을 가리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조금만 더 고단한 삶을 살아야겠다. p.14 "착한 갑질과 나쁜 갑질은 어떻게 구분될 ..
+ 십자가의 길 내가 나를 업고 가는 길입니다 내가 나를 참아주며 걸어가는 길입니다 끊임없이 내가 나를 실망시킬 때에 나에게는 내가 가장 큰 절망이 될 때에 내가 나를 사랑함이 미워하는 것보다 어려울 때에 괜찮다 토닥이며 가는 길입니다 위로하며 화해하며 가는 길입니다 십자가는 밖에 서 있지 않고 십자가는 바로 내 안에 있다는 것을 휘청이며 넘어지며 깨닫는 그 길입니다 십자가의 길, 내가 나를 만나는 길입니다 (홍수희·시인)
성령께서는 예수님을 광야로 내보내셨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또한 들짐승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마르 1,12-13) 오늘은 "성령께서는 예수님을 광야로 내보내셨다"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자 한다. 예수님을 광야로 보낸 분은 다름 아닌 성령, 즉 예수님의 광야는 하느님의 뜻이었다. 살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시련을 맞이하곤 한다. 선의로 시작한 일이 오해를 받고, 이름도 소리도 없이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이 의심을 사기도 한다. 댓가를 바라지 않는 호의가 있는 그대로 보여지지 않는 순간, 우리는 이미 광야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것은 성령의 내보내심, 즉 하느님의 뜻이다. 사순절을 시작하자마자 마치 예비되었던 것처럼 내게 광야가 펼쳐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