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렌의 노래
- 박태범 라자로 신부
- 수도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
-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 그녀, 가로지르다
- 영화, 그 일상의 향기속으로..
- 사랑이 깊어가는 저녁에
- 렉시오 디비나
- 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 테씨's Journey Home
- 성서 백주간
- 장신부의 바깥
- El Peregrino Gregorio
- KEEP CALM AND CARRY ON
- HappyAllyson.Com 해피앨리슨 닷컴
- words can hurt you
- 삶과 신앙 이야기.
- Another Angle
- The Lectionary Comic
- 文과 字의 집
- 피앗방
- 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홍's 도서 리뷰 : 도서관을 통째로. : 네이버 블로…
- 행간을 노닐다
- 글쓰는 도넛
- 명작의 재구성
- 사랑과 생명의 인문학
- 자유인의 서재
- 그린비출판사
- 창비주간논평
- forest of book
- 읽Go 듣Go 달린다
- 소설리스트를 위한 댓글
- 파란여우의 뻥 Magazine
- 리드미
- 여우비가 내리는 숲
- 인물과사상 공식블로그
- 개츠비의 독서일기 2.0
- 로쟈의 저공비행 (로쟈 서재)
- 세상에서 가장 먼 길,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 2.…
- YES
- Down to earth angel
- BeGray: Radical, Practical, an…
- newspeppermint
- 켈리의 Listening & Pronunciation …
- Frank's Blog
- 클라라
- Charles Seo | 찰스의 영어연구소 아카이브
- 영어 너 도대체 모니?
- 햇살가득
- 수능영어공부
- 라쿤잉글리시 RaccoonEnglish
- Daily ESL
- 영어번역 사이트 케이제이트랜스 방문을 환영합니다!
-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 교회 음악 알아가기
목록2021/03 (17)
깊이에의 강요
“내가 그분을 여러분에게 넘겨주면 나에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들은 은돈 서른 닢을 내주었다. 그때부터 유다는 예수님을 넘길 적당한 기회를 노렸다. (마태 26,15-16) 복음을 읽다가 유다가 변명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 순간, 나 역시 ‘변명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마치 유다의 마음 속에라도 들어가 본 것처럼, ‘처음부터 팔아 넘기려고 했던 게 아니라 그냥 얼마를 주는지만 알아보려 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내 안의 유다 이스카리옷. 이런 변명을 숱하게 봐 왔다. 괴로운 기억이지만 N번방 사건이 공론화되기 시작하고 수사가 진행되자, 궁금해서 들어가 보기만 했다, 정말인가 싶어 돈을 보내보기만 했다, 내가 직접 하지는 않았지 않느냐... 그러나 그들 모두 ..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요한 13,38) 이 말씀이 이루어져도 끝까지 나를 사랑하실 분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살기. 끊이 없이 그분께 돌아가기만 한다면... 이 말씀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에만 집중하면 우리는 영원히 그분 품에 온전히 안길 수 없을 것이다. 작은 아들이 아버지 품에 안겼을 때를 기억하자. 아들이 알아보기도 전에 먼저 알아보신 아버지가 달려와 아들을 품었던 그때, 아들은 자신의 죄보다 ‘죄를 지었어도 아버지께 가야함’을 더 생각했다. 내가 그분을 모른척하는 순간이 다시는 오지 않으면 좋겠지만, 어쩌면 내가 그분 품에 안기는 마지막 순간까지는 그럴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내가 ‘아버지께 돌아가야겠다, 그분 품에..
이 여자를 그냥 놔두어라. 그리하여 내 장례 날을 위하여 이 기름을 간직하게 하여라. (요한 12,7)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닦는 여인. 이 일이 있은 후 예수님은 최후 만찬 때 제자들의 발을 씻으셨다.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말씀을 들었던 마리아(루카 10,29). 십자가 곁에는 서 있었던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요한 19,25). 그분 발치까지 이토록 가까이 다가간 이들이 또 있었나. 십자가 아래까지 용기 있게 다가서고, 고개를 숙이고 그분 발치까지 자신을 낮춘 여인들을 생각하며 성주간 월요일을 보냈다.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임금님은 복되시어라."(마르 11,9)라고 외치던 이들이 머지 않아 "십자가에 못받으시오!"(마르 15,13)하고 외쳤다. 기뻐하며 환호하던 나와, 죽여라 악을 쓰는 나는 같다. 그런 나를 보시고 예수님은 하늘을 향해 기도하신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루카 23,34) “도대체 그가 무슨 나쁜 짓을 하였다는 말이오?” 군중은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마르 15,14) 도대체 예수에게 무슨 죄가 있느냐는 빌라도의 물음에 십자가에 못 박으라 윽박질렀던 군중. 시비를 가릴 생각은 애초부터 없고 파괴할 생각 뿐이었던 이들은 예수를 죽이고도 여전히 살아남아 지금껏 존재한다. 나는 이들 곁에 서서 무엇을 해야할까. 사람들의 환호성은 언젠가 ..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카 1,38) 묵상을 하다가도 가끔 이 구절에서 한없이 멈춰 있게 된다. 나는 내 기도에 내 진심을 얼마나 담고 사는가. 원하지 않는 길임을 알지만 저만치 앞서 그분이 걸어가실 때, 쓰라린 상처를 입고서도 가야하는 길을 사랑의 길이라고 하실 때, 수천 번 울부짖고 싶고 억울함을 토로하고 싶지만 침묵으로 초대하실 때, 꼭 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나를 굳이 부르실 때,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시는 분 때문에 나보다 공동체를 나보다 교회를 염려해야 할 때, 후일의 평화보다 당장의 위로를 갈구하는 내게 당신의 십자가를 보여주실 때, 내버려두길 원하고 숨어버리길 원하는 나를 막지 않으시고 말없이 바라보실 때 ... 나는 ..
친구들, 한 주간 동안 잘 지냈나요? 우리는 지금 예수님의 부활을 기다리면서 우리를 위해 고통 받으시고 돌아가신 예수님을 기억하는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그리고 오늘은 사순 제5주일이에요. 친구들은 예수님을 뵙고 싶었던 적이 있지요? 오늘 복음은 예수님을 뵙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부탁으로 시작됩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의 제자 필립보에게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라고 부탁했고, 필립보와 안드레아가 예수님께 가서 전했어요. 그러자 예수님은 뭐라고 말씀하셨을까요? 좀 기니까, 귀를 기울여서 잘 들어보세요.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요한 5,8)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나을 수 없다, 듣지를 않으니 말해도 소용 없다, 마음이 없는데 은총이 필요하겠느냐 끝도 없이 핑계를 대고 있는 내게 변명도, 남얘기도 그만하고 일어나라 하신다. 안주하고 싶은 그 자리에서, 멈추고 쉬고 싶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라. 변명하고 핑계를 대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포기하지 않도록 들것 자체를 들고 걸어가라. 서운한 말씀이라 나를 뒤돌아보기보다 속상함에 빠지고 싶지만, 혼자 내버려둘 리가 없는 예수님은 내가 내 다리에 힘을 주길 바라시지만 당신의 손을 내미는 것도 잊지 않으실 것이다. 내가 고개를 들어 쳐다보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예수님의 손. 그 손을 잡고 무릎에 힘을 주고 일. 어. 나. 자.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그 사람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이르신 말씀을 믿고 떠나갔다. (50절) 그 아버지는 바로 그 시간에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하고 말씀하신 것을 알았다. (53절) 예수님은 사람들이 표징과 이적을 보지 않으면 믿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경험으로 알고 계셨지만 죽게 된 아들을 고쳐 달라고 청하는 왕실 관리에게 고쳐 주지 않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다. 오히려 거듭되는 그의 간청에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그가 결국 믿을 것을 믿으셨던 예수님. 왕실 관리는 당신이 함께 가서 고쳐주지 않더라도 당신의 말씀을 믿고 떠나가면 아들이 살아날(미래) 것이라는 말씀에 두말 없이 ‘믿고’ 떠나갔다. 예수님 없이(그러나 믿음을 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