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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19/12/18 (2)
깊이에의 강요
아저씨 우산
사노 요코 글, 그림. 박상희 옮김. 비룡소. 비에 젖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알 것 같아, 너무 좋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던 동화책. 하지만 젖는다 해도 그런대로 괜찮지. 집에 들어서자 아저시는 조용히 우산을 접었어요. "비에 푹 젖은 우산도 그런대로 괜찮군. 무엇보다 우산다워서 말이야." 멋진 우산은 멋들어지게 비에 젖어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 창비. '희망을 가지라'는 말조차 자신의 기준으로 타인의 삶에 가치를 매기는 일이므로 모욕적인 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한참 생각했다. 희망을 가져야 하는 문제인가, 사회가 변해야 하는 문제인가를 나란히 놓아볼 생각조차 못했었던 건 아닌가. 휴지 한 장 정도는 내가 버리면 될 일인데 싶다가도, 휴지 한 장이라도 쉽게 두고 가고 한 발 더 나아가서 생각하지 않는 이들을 그냥 넘기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고민하게 된다. 한 번의 실수가 아니라 삶의 태도인 경우일 땐, '과하다' '예민하다' 더 나아가 '세다'는 평가들을 감내하고라도 한 마디 행동해야 하지 않나. 하지만 매번 그 후에 나 혼자 견뎌야 하는 것들이 가볍지 않다. 내가 인내할 문제였던 건 아닌가, 희생할 마음이 부족했던 건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