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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19/10 (13)
깊이에의 강요
힘의 원천이신 주님, 오늘 하루도 항상 저희 곁에서 힘이 되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노력한 시간이 저희 삶에 좋은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저희 마음이 불안하고 지쳐있으니 저희 마음에 위로의 성령을 보내주소서. 함께 시험을 치는 친구들도 도와주시어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할 수 있게 이끌어 주시고, 시험이 끝나는 순간까지 당황하거나 실수하지 않게 주님께서 함께 해 주소서. 또한, 저희를 위해 항상 기도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부모님도 축복해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하이케 팔러 지음. 발레리오 비달리 그림. 김서정 옮김. 사계절. 우리의 삶 한 해 한 해, 아련한 그때를 아름답게 그려낸 그림과 함께 분명하면서도, 지나온 자만이 할 수 있는 따뜻한 목소리로 그때를 복원한다. "46 누군가를 떠냐보내는 게 어떤 기분인지 이제야 진짜로 배우고 있구나."
이윤희 지음. 창비. 누군가의 열세 살은, 이렇게 가녀리면서도 당찬 '때'였구나. "치기 어렵지는 않는데 이 곡에서 잘 살려야 할 부분이 있어. 반주 부분 리듬에서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해. 친절하게 기다려 주다가 앞서 나가고, 다시 밀어내고 또 기다리고 그러거든. 이런 걸 '당김음'이라고 하는 거야." 조금씩 앞당기며 살고 싶었던 나의 열세 살이 생각났고.
허수경 에세이. 난다. 삶을 진실하게 만드는 길을 걸었던 이야기. 풍경과 주고 받은 말들. 길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 그 이야기 속으로, 그 풍경 속으로, 걸어들어 간 허수경 시인. "마음은 언제나 ‘나’로 향해 있는 인간의 이기심. 그 가운데 혼자 있을 수 있는 방에 대한 이기심은 속절없고 아리다. 그렇게 ‘너’에 열중해 있으면서도 나는 혼자만의 방을 그리워했지." "누군가의 억울한 일을 잊어버리면서 인간은 짐승이 되어간다." "한 산책자가 나무들이 장악한 제국으로 들어온다. 가지각색의 나무들. 무엇보다도 나무와 나무 사이의 거리들. 가득한 잎들 사이사이, 문득문득 보이는 하늘, 햇살. 산책자는 그 사이를 본다. 꿈의 짐승들로 가득찬 숲. 이것은 산책자의 내면이다. 산책자의 내면은 일렁이는 꿈의 무늬로..
은희경 장편소설. 문학과지성사. 너무나 적확한 표현으로 해야할 말을 하는 작가. 인간의 내면에 대해 이리도 솔직하고 과감하게 말할 줄 아는 작가. 각각 뚜렷하고 가면마저 투명한 군상 이야기. 은희경 작가의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표현은 어렵지만- 내가 왜 이 작가를 이렇게 좋아하나 매번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늘 번듯한 이유를 대진 못하면서도. 그래서 이번엔 신형철 평론가의 글을 전부 옮겨본다. “은희경이 1970년대 말 서울 어느 여자대학교 기숙사 이야기를 썼다고 하면 우리가 다음과 같은 기대를 품는 것은 당연하고 정당하다. 첫째, 이 소설은 당대의 정치적 공기와 문화적 풍속도를 생생하게 복원해낼 것이다. 게다가 그것을, 정치적 중심부가 아니라 (반)주변부에서 더 미묘하게 흔들리는 주인공의 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