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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19/10/02 (2)
깊이에의 강요
허수경 에세이. 난다. 삶을 진실하게 만드는 길을 걸었던 이야기. 풍경과 주고 받은 말들. 길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 그 이야기 속으로, 그 풍경 속으로, 걸어들어 간 허수경 시인. "마음은 언제나 ‘나’로 향해 있는 인간의 이기심. 그 가운데 혼자 있을 수 있는 방에 대한 이기심은 속절없고 아리다. 그렇게 ‘너’에 열중해 있으면서도 나는 혼자만의 방을 그리워했지." "누군가의 억울한 일을 잊어버리면서 인간은 짐승이 되어간다." "한 산책자가 나무들이 장악한 제국으로 들어온다. 가지각색의 나무들. 무엇보다도 나무와 나무 사이의 거리들. 가득한 잎들 사이사이, 문득문득 보이는 하늘, 햇살. 산책자는 그 사이를 본다. 꿈의 짐승들로 가득찬 숲. 이것은 산책자의 내면이다. 산책자의 내면은 일렁이는 꿈의 무늬로..
은희경 장편소설. 문학과지성사. 너무나 적확한 표현으로 해야할 말을 하는 작가. 인간의 내면에 대해 이리도 솔직하고 과감하게 말할 줄 아는 작가. 각각 뚜렷하고 가면마저 투명한 군상 이야기. 은희경 작가의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표현은 어렵지만- 내가 왜 이 작가를 이렇게 좋아하나 매번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늘 번듯한 이유를 대진 못하면서도. 그래서 이번엔 신형철 평론가의 글을 전부 옮겨본다. “은희경이 1970년대 말 서울 어느 여자대학교 기숙사 이야기를 썼다고 하면 우리가 다음과 같은 기대를 품는 것은 당연하고 정당하다. 첫째, 이 소설은 당대의 정치적 공기와 문화적 풍속도를 생생하게 복원해낼 것이다. 게다가 그것을, 정치적 중심부가 아니라 (반)주변부에서 더 미묘하게 흔들리는 주인공의 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