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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욕망해도 괜찮아 본문

雜食性 人間

욕망해도 괜찮아

하나 뿐인 마음 2013. 1. 16. 16:05

 


욕망해도 괜찮아

저자
김두식 지음
출판사
창비 | 2012-05-18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헌법의 풍경] [불편해도 괜찮아]의 저자 김두식의 2012년 ...
가격비교

김두식 지음. 창비.

식사자리에서 농담처럼 우리들의 노년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걱정처럼 쏟아놓으시던 말씀들.
치매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지는 세상이라
내가 나를 제의하지 못해 감추어두고 억눌러두었던 욕망들이 들고 일어나
상상조차 하기 힘든 무시무시한 행동들을 할까봐 솔직히 겁난다는 고백들.

허나 정작 나의 걱정은 또다른 농담처럼,
내 노년은 너무나 단조롭고 평화로울지도 모르겠다는 것...
20년이 지나서야 친구가 물었었다, 넌 왜 그렇게 겁도 없이 놀았냐고...ㅠㅠ

이 책은 욕망에 관한 책이다.
한 마디로, 욕망이 갇혀있으면 해로우니
너나 나나 다를 바 없는 이 욕망을 꺼내놓고 나면 좀 사는 게 낫다는 거다.
작가는 말한다.

"자신이 욕망의 덩어리임을 인정하고 나면
남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길은 한결 따뜻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도 이쯤에서 고백 한번 해야겠다.
유니오랏 때 면담 시간에 선생수녀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녀님은 명예욕은 없는 편인거 같아요."
솔직히, 기분 좋은 말이었다.
우리들에겐 권력이랄 것도 없긴 하지만
자신이 좀더 많은? 중요한 일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 있긴 한데, 난 그런 걸 조거부해온 편이다.
게다가 군림하려는 특성을 조금이라도 지닌 사람을 보면
눈길부터 거두고 마음마저 자동으로 접혀버리는 성격을 지니긴 했으니...
하지만 쪼메 더 살다보니
그 수녀님 나한테 속았구나 싶었다.

권력을 쥐고 장악하고 싶어하는 권력욕이 없다 뿐이지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성철스님같은 명예를 얻고 싶은, 나 역시 명예욕의 덩어리였던 것이다.
다만 그 표출 방법이 은밀하고 남달라
'없는듯' 보여지는 것일뿐...

그러다보니 작가가 염려하는 이런 태도를 나도 모르게 취하기도 했다.

"아부로 가득 찬 세상을 살다보니,
아부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결기를 지니게 되었고,
그게 그의 행동을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 됩니다.
그래서 좋은 이야기로 관계를 트기보다는
비판을 통해서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정직하지 못한 우리 삶에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매일 벌어집니다."

역시나
"권력의지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명예를 지키기 위해 권력을 포기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들도 여러 욕망 중에 명예를 선택한 것일 뿐,
무슨 성인군자의 반열에 오른 게 아닙니다.
그런데도 명예를 위해 돈과 권력을 포기한 사람들은
이상한 자부심을 갖습니다."
내가 느끼는 자부심, 나도 모르게 마음을 접게 되는 사람들에게 느끼는 혐오감 역시 ....
그러나 "자신의 은근한 욕망은 몰라도
남의 은근한 욕망은 귀신처럼 잡아내는 것이 인간입니다."

많은 수녀님들이 야한 영화는 물론이고,
조금만 욕이 나와도(폭력은 당연하고) 눈을 질끈 감거나 고개를 돌리고 만다.
아예 그런 영화 자체를 보시려 하지 않는 분이 많다.
하지만, 정작 그런 삶을 살다가 그들이 우리 앞에 왔을 때
과연 우리는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오래전부터 품어왔다.

애정 결핍으로 난잡한 연애관계에서 해어나지 못하는 사람...
사랑을 갈구하던 나머지 폭언, 폭력으로 눈길을 끌려는 사람...
자존감이 떨어져 오히려 아는척 함으로써 자신을 지켜내는 사람...
더이상 설명치 않아도 이들을 어떻게 안을 수 있겠냐는 말이지.
근데, 나도 실은 잘 못하고 있긴 하구나...ㅠㅠ

나 역시 말랑말랑했던 지난 시절에 비해
딱딱하기 그지없는 인간으로 변질되고 있다.
간결하지만 단호한 판단이 필요한 때다.
성심, 너나 그들이나 모두 거기서 거기다!

" '진짜
자신'을 찾는 기준은 주로 '마음'이었습니다.
남의 말이나 판단이 아니라
나만이 알고 있는 진짜 나는 누구인지,
내 마음은 어떤 것에 흔들리는지,
나를 긴징키시고 두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정말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의 질문에
정직하게 대답하다보면 진짜 자신을 알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201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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