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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 2,16 반대급부가 꼭 필요한 날 본문

하루하루 부르심따라

마태 2,16 반대급부가 꼭 필요한 날

하나 뿐인 마음 2023. 12. 28. 08:59

 

헤로데는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마태 2,16) #dailyreading

 

자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고한 목숨들을 수없이 죽여버리는 잔악무도한 권력자의 횡포… 안그래도 답답한 세상인데 뉴스를 본 후라 복음을 읽는 내내 마음이 너무 착잡했다. 무고한 이들이 죽음을 당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세상에는 그런 일들이 일어난다. 그때 우리는 가까스로 살아 남은 아기를 탓할 것이 아니라, 권력자가 주춤할 수 있도록 내 자세를 다잡아야 한다. 

 

오늘은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이다. 이들을 기억하며 식사 후에 서둘러 올라와 내 빨래가 없는 공동 빨래를 개키고 다림질을 했다. 내 빨래가 없으니 나는 오늘 빨래를 널지 않아도, 개키지 않아도 되겠지 하는 마음이 아니라 언젠가 내가 공동의 일을 놓쳤을 때 내 빨래를 염려해준 이들도 기억하면서 말이다. 이는 무죄하게 죽어간 이들이 생기는 세상에서 묵묵히 희생하고 봉사하는 이들의 사랑이 우리의 절망을 아물게 하듯이, 반대급부로 내가 값을 치뤄보는 일. 위경련으로 밤새 뒤척이고 앓았을 언니 수녀님을 생각하며 빨래를 개키고 손수건을 다리며 동생 수녀님들이 추운 날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기도를 했다. 내 빨래가 없는 날엔 좀 더 반듯하게 빨래를 개키게 되고 좀 더 꼼꼼하게 다림질을 하게 되는 건, 내 일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우리의 일이라서. 오늘은 반대급부가 꼭 필요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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