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사이렌의 노래
- 박태범 라자로 신부
-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 그녀, 가로지르다
- 영화, 그 일상의 향기속으로..
- 사랑이 깊어가는 저녁에
- 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 테씨's Journey Home
- 성서 백주간
- El Peregrino Gregorio
- KEEP CALM AND CARRY ON
- HappyAllyson.Com 해피앨리슨 닷컴
- words can hurt you
- 삶과 신앙 이야기.
- Another Angle
- The Lectionary Comic
- 文과 字의 집
- 피앗방
- 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홍's 도서 리뷰 : 도서관을 통째로. : 네이버 블로…
- 행간을 노닐다
- 글쓰는 도넛
- 명작의 재구성
- 사랑과 생명의 인문학
- 자유인의 서재
- 창비주간논평
- forest of book
- 읽Go 듣Go 달린다
- 소설리스트를 위한 댓글
- 파란여우의 뻥 Magazine
- 리드미
- 여우비가 내리는 숲
- 인물과사상 공식블로그
- 개츠비의 독서일기 2.0
- 로쟈의 저공비행 (로쟈 서재)
- 세상에서 가장 먼 길,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 2.…
- YES
- Down to earth angel
- BeGray: Radical, Practical, an…
- newspeppermint
- 켈리의 Listening & Pronunciation …
- Frank's Blog
- 클라라
- Charles Seo | 찰스의 영어연구소 아카이브
- 영어 너 도대체 모니?
- 햇살가득
- 수능영어공부
- 라쿤잉글리시 RaccoonEnglish
- Daily ESL
-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 교회 음악 알아가기
- 고대그리스어(헬라어)학습
깊이에의 강요
수라 본문

갯벌이었던 때를 기억하며 바닷물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던 마른 땅과 그 안의 수많은 생물들, 철새들.
얼마 전 읽은 <짐승일기>(김지승, 난다)에서 "쓰레기가 쓰레기가 아니었던 시간을 기억하고 싶다."는 문장을 며칠 동안 곱씹었었는데
수라를 보다가 다시 이 문장을 만났다.
바닷물이 들어오길 기다리며 갯벌 아래에서 움츠리다가 비라도 내리면 희망을 품고 또 올라오는 존재들.
어떤 생물들은 바닷물을 만나지 못해 결국 죽지만 그 껍데기마저 품으며 다시 갯벌이 되기를 기다리는 땅, 생물들, 그리고 사람들.
쓰레기가 아니었던 때를 기억하려고 하기에, 지금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을 온전히 '욕하지' 않을 수 있는 것처럼
갯벌이었던 때를 기억하려는 모든 존재들이 결국 세상을 조금이라도 아름다운 시절에 붙들어 맬 수 있길 희망한다.
지금은 여기에 서 있지만 순수하고 뜨겁고 맑던 그 때를 기억하며 내딛는 내 발걸음 역시 조금 다른 방향일 수 있길 희망하며.
"우리의 싸움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게 한 힘은 아마 아름다움을 본 것의 '죄'일 것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