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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서울의 봄 본문

우리 수녀원도 각자 시간되는 때에 <서울의 봄>만큼은 챙겨보기로 했다. 난 혼자서 봤는데, 희망을 어디에도 둘 수 없는 채로 영화를 본다는 건 정말 너무 힘든 일이었다. 희망 고문이라는 말도 있듯, 소용 없을 희망은 품고 바랄수록 고통만 키웠다. 어떻게 하늘도 돕지 않느냐는 생각이 절로 났지만 도와야 하는 건 사실, 하늘이 아니었다.
약함이라고 생각했던 것, 잠시 물러나는 거라고, 지는 싸움이 분명하니 이건 포기가 아니라 당연한 거라고, 용기가 조금 부족할 뿐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모이고 모여 거대악이 되었다. 악에겐 이런 것들마저도 보태는 힘이 되었다.
내가 나쁘게 하진 않았다, 죄는 아니지 않나, 어떻게 매번 옳을 수 있냐…는 자위적 합리화는 결국 내가 추구하던 정의마저 무너지게 했고 지금까지, 어쩌면 영원에 가깝도록 이어지게 한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마음이 내내 무겁다. “아무리 영화라 해도 견딜 수 없을 것 같아.”라며 영화를 보러 가지 않기로 한, 전라도 출신 수녀님 마음을 아주 조금 알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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