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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숲길 단상 본문

雜食性 人間

숲길 단상

하나 뿐인 마음 2023. 6. 24. 13:58

강우일 지음. 바오로딸.

 

내 나이쯤 되면 새로운 말을 해서 사람들을 깨우치기보다는
이미 쏟아낸 말만큼 살아오지 못한 일에 대해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글에 대한 신뢰보다 '인간 자체(좀 불손하다 싶은 표현이긴 하다.)'에 대한 신뢰가 커서 더욱 읽고 싶었던 책이다. 그동안의 단상, 칼럼, 세미나 발표 글, 기행문, 인터뷰 등을 모아 놓은 책인데  살아가면서 교회가 품어야 할 세상을 지극히 사랑했던 인간이요 사제인 강 주교님이 잘 드러난다. 특히 베트남과의 화해를 위해, 4.3 사건을 세상과 교회에 알리는 데에, 평화를 위해 묵묵하지만 큰 걸음을 걷고 계신 강주교님께 감사드린다. 

 

이제는 오래된 일이 되었지만, 강주교님이 서울 주교 감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제주교 교구장으로 발령나시는 걸 보고서 많은 이들이 속으로 '혹, 너무 바른 소리를 많이 하셔서?'라는 의문을 품은 것도 사실이었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하지만 얼마 못 가 강정 문제가 불거지고, 많은 사제 수도자들이 수많은 오해와 비난을 무릅쓰고 십자가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은 강주교님께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셨기 때문이다. 인간의 눈에는 좌천인가 했는데 하느님 최고의 선택이었고 인간 눈에는 실수인가 했는데 하느님께는 인류 구원의 한 방법이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참 고마운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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