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깊이에의 강요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본문

雜食性 人間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하나 뿐인 마음 2019. 12. 17. 11:12

김초엽 지음. 허블.

 

요즘은 정말 이런 소설을 읽을 때마다 놀랍다. 묵시록처럼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현실의 민낯을 드러내는 이야기. 가볍지 않은데 고리타분하지 않고, 깊은데 무겁지 않았다. 미래에 현실에 될 수도 있는 이야기들, 그런데 이미 그 이야기들이 시작되었음을 말하는 이야기. 눈부신 기술의 발전을 이룬 그 미래에도, 지금 잃지 말아야 하는 것들을 잃지 않을때 서로를 구원한다는 이야기. 단편 하나하나가 모두 좋았다.


"우리는 행복하지만, 이 행복의 근원을 모른다는 것. "

"내가 마을에 살았을 때, 나는 사람들이 나의 얼룩에 관해 무어라고 흉보는것을 단 한 번도 느낀 적이 없다. 나는 나의 독특한 얼룩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마을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결점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서 때로 어떤 결점들은 결점으로도 여겨지지 않았다. 마을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결코 배제하지 않았다. "

"아름답고 뛰어난 지성을 가진 신인류가 아니라, 서로를 밟고 그 위에 서지 않는 신인류를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마을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결코 배제하지 않았다. "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그리워하는지 모르면서도 눈물을 흘렸다."

"동결은 대가 없는 불멸이나 영생이 아니야. 살아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눈을 뜨는 순간이 있어야 하고, 그때마다 나는 내가 살아보지도 못한 수명을 지불하는 기분이 들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만약 그때 엄마가 선택해야 했던 장소가 집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어떻게든 어딘가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면. 표지 안쪽, 아니면 페이지의 가장 뒤쪽 작은 글씨, 그도 아니면 파일의 만든 사람 서명으로만 남는 작은 존재감으로라도. 자신을 고유하게 만드는 그 무언가를 남길 수 있었다면. 그러면 그녀는 그 깊은 바닥에서 다시 걸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그녀를 규정할 장소와 이름이 집이라는 울타리 밖에 하나라도 있었다면. 그녀를 붙잡아줄 단 하나의 끈이라도 세상과 연결되어 있었더라면. 그래도 엄마는 분실되었을까."

"미션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수많은 조건과 상황이 있겠지만, 최초로 의식을 되찾는 것만은 비행사 스스로 해야 했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모든 것은 시뮬레이션대로 진행될 것이며, 중요한 것은 짧은 의식 상실 후에 깨어나려는 의지와 강력한 정신력이라고. 완전한 기계 몸을 가진 것이 아닌 이상 터널 진입 시의 무의식 상태를 아주 막을 수는 없었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雜食性 人間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량한 차별주의자  (0) 2019.12.18
가기 전에 쓰는 글들  (0) 2019.12.17
두 손 가벼운 여행  (0) 2019.12.03
배를 엮다  (0) 2019.11.05
예수를 만난 소년  (0) 2019.11.04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