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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이렇게 이스라엘에서 무죄한 피를 흘리는 일을 없애 버려야 너희가 잘될 것이다. (신명 19,13) #tolle_lege 본문

Tolle Lege

이렇게 이스라엘에서 무죄한 피를 흘리는 일을 없애 버려야 너희가 잘될 것이다. (신명 19,13) #tolle_lege

하나 뿐인 마음 2017. 2. 19. 23:20


이렇게 이스라엘에서 무죄한 피를 흘리는 일을 없애 버려야 너희가 잘될 것이다. (신명 19,13) 


아무리 기도를 많이 하고 성당에서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고 해도 바리사이들처럼 나의 종교적 열심이 타인을 옭아매거나 판단, 단죄한다면 나는 하늘나라를 살고 있는 것일까.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수출까지 함으로써 국익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되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정작 그 제품을 생산하는 사람들이 무방비 상태로 위험에 노출되어 목숨을 담보로 일을 해야 하고 기계 부품처럼 다루어져서 함부로 취급된다면 그 기업은 과연 그 생산품처럼 훌륭한 기업일까.


하느님의 백성으로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지켜야 할 규정도 많고 바쳐야 할 제물도 많다. 하지만 하느님 백성이 되는 것은 혼자만 열심히 함으로써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에서 무죄한 피를 흘리는 일을 없애 버려야 잘 될 수 있다. 하늘 나라는 나 자신만을 열심히 닦는 사람에게는 좀처럼 열리지 않는 법이니까.


나만의 열심으로 죄를 씻고 싶다는 생각은 아마 우리 대부분의 바람일 것이다. 잘못은 용서받고 싶고 떳떳하고 자유롭고 싶은데 부끄럽기도 하고 자존심이 상하기도 해서 정작 중요한 과정을 슬쩍 뛰어넘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혼자서 열심히 뉘우친 후 고해성사를 본다던가, 상대에게 용서를 구하는 단계는 슬쩍 뛰어넘어 선물을 주거나 친절을 베푼다. 어쩔 수 없이 무죄한 이의 피를 흘리게 한 사람들은 죄를 씻기 위해 수많은 기도와 봉사활동에 더 열심히 몰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죄한 이들이 피를 흘리고 있다면, 그것도 나(의 무관심이나 침묵으)로 인해서라면 가던 길을 멈추고 그를 일으켜 세워야 하고 미안하다고 말해야 한다, 의도하지 않은 일이었다 해도.,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사고였다 해도 우리 안에서 무죄하게 피를 흘리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하늘 나라는 나 자신만을 열심히 닦는 사람에게는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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