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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부를 때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주 우리 하느님 같은 신을 모신 위대한 민족이 또 어디에 있느냐? (신명 4,7) #tolle_lege 본문
우리가 부를 때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주 우리 하느님 같은 신을 모신 위대한 민족이 또 어디에 있느냐? (신명 4,7) #tolle_lege
하나 뿐인 마음 2017. 2. 15. 21:18우리가 부를 때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주 우리 하느님 같은 신을 모신 위대한 민족이 또 어디에 있느냐? (신명 4,7)
이런 찬양 노래가 있다. "당신을 몰랐더라면 더욱 편했을지도 모르는 그런 세상이지만, 당신을 알게 된 후로 얻어진 자유 평화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네...." 뒷부분보다 앞부분의 가사가 마음에 너무나 와닿아서 한동안 참 많이도 불렀던 찬양이다. 유아 세례를 받은 나이지만 내게도 '당신을 몰랐더라면 더욱 편했을 지도 모르는 세상'이 있었고 그 세상은 지금도 엄연히 존재한다. 하느님은 내게 너무나 좋으신 아버지이시지만, 때론 너무나 분명하고 때론 너무나 멀어 희미하게 느껴지는 하느님의 뜻은 나를 혼란에 빠트리기도 하고 위로와 아픔을 함께 주신다. 그분의 위로가 너무나 간절하여 청하고 청했건만, 수난 이후 부활이 오듯 그 위로에 나를 맡기기 위해서는 위로를 얻기까지의 아픔도 겪어내야 했다.
요르단 강 건너편, 가나안 땅을 눈 앞에 두고도 여전히 흔들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수도 없이 은총을 체험했으면서도 또 다시 아픔 없는 위로를 구하고 있는 나 자신. 그 아픔은 그저 맥락 없는 고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그만 모른 척하고 당분간 나만 생각하고 싶을 때, 생각 없이 상처를 주는 상대방의 한 마디에 부드럽게 다듬어진 말 말고 날카롭게 쏘아붙이고 싶을 때, 남의 필요보다 나의 지친 피로를 더 생각하고 싶을 때, 하다 못해 너무 쉽게 나에게 손을 내민다는 생각이 들 때 나를 멈추게 하시는 하느님의 뜻은 아픔이요 고통이다. 하지만 또한 잘 알고 있다, 내가 부르짖을 때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위로의 하느님은 오직 한 분 뿐이시라는 것을, 그 분을 아버지로 모시고 한 평생을 살아가는 복된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사제 수도자... 신앙을 가진 우리들은 모두 이루어야하는 많은 일들 앞에서 '꺾인' 사람들이다. 세상을 위해 많은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정하신 순간마다 꺾이는 사람이다. 많은 일을 이루어낸 것만으로는 세상이 달라지진 않는다. 세상은 점점 편해지고 풍요로워졌지만 고통받는 이들의 신음소리는 더 깊어졌고 상처도 넘친다. 아버지 원하시는 순간에 내 뜻을 꺾을 줄 아는, 자존심 대신 눈 한번 더 감고 기도 한번 더 올릴 줄 아는, 남탓하고 싶거나 이기적인 결정을 내리고 싶을 때 한번 더 참고 견디는 나 자신이 될 때 우리는 더 자유로울 것이다. 우리가 부를 때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주 우리 하느님 같은 신을 모신 위대한 민족이 또 어디에 있느냐? (신명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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