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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루카 21, 5-19 내가 만들어내는 종말 같은 표징 본문

루카의 우물/루카 21장

루카 21, 5-19 내가 만들어내는 종말 같은 표징

하나 뿐인 마음 2016. 11. 14. 07:30


아름다운 성전이 허물어질 때와 표징을 묻는 사람들에게 들려주신 말씀을 들으며 오늘은 제가 만들어내는 종말 같은 표징을 묵상합니다. 


그리스도가 아닌 '나'를 내세웠던 적('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 8절)은 없었는지, 오묘하신 당신의 뜻을 묻고 알아차릴 시간을 뛰어 넘고는 이성적으로 혹은 인간적으로만 생각하고 판단한 적은 없었는지, 나서야할 순간과 들어서야할 순간을 얼마나 숙고한 후 결정했는지, 마지막까지 좇은 것이 혹 나 자신의 자존심은 아니었는지.

전쟁과 반란(9절)이 일어날 것처럼 쉽게 흥분하고 분노하진 않았는지, 공동선을 위해 한발 물러서는 것을 불의라고 매도하고 나의 성마름을 의로운 분노라며 포장하진 않았는지, 상대방을 너무나 간단히 대척점에 세우거나 당신마저도 거슬러 목소리를 높였던 것은 아니었는지.

함께 사는 이들과 신자들과 사제들과 심지어 당신과 나 자신에게도 맞서 일어서진 않았는지(10절), 큰 지진처럼 분위기를 흔들어놓거나 타인의 감정을 메마르고 하고 아프게 하진 않았는지(11절), 내 기분에 맞춰 무겁고 서늘한 침묵의 분위기를 조성하진 않았는지.


무엇을 그리도 잃지 않으려고 했던 걸까요. 이미 온전히 자신을 버리겠다는 결심도 했고 서원도 했고 나를 에워 있던 것에서 떠나기도 했으면서 왜 아직도 붙들고 놓지 않으며 절멸감을 느끼곤 하는 것일까요. 부서짐을 단호히 거부하며 스스로 고립되는 길을 걷고 있는 제 자신을 가끔 발견합니다. 부서진 후에 다시 세우겠다 하신 당신을 온전히 믿지 못한 채, 어쩌면 나보다 그 사람이 먼저 부서지기를 바라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모든 일에 앞서(12절) 누군가 나를 박해한다는 생각이 들 때, 기억하겠습니다.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니,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18-1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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