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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태 13,24-43 레지오 훈화 본문

마태오의 우물/마태오 13장

마태 13,24-43 레지오 훈화

하나 뿐인 마음 2014. 7. 19. 08:37


내 마음 밭에는 좋은 것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가라지도 함께 자란다. 나는 추수할 때 좋은 것만 가려서 뽑고 싶은데 예수님은 먼저 가라지를 뽑으라 하신다. 그것도 그냥 뽑아서 대충 던져버리지 말고 그러모아서 단으로 묶으라 하신다. 굳이 가라지를 뽑는 수고를 하라시는 것이다. 보기 싫은 것 역시 내 일부임을, 그냥 던져버려야할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정리하라신다.

그런 뒤 '태워버려라'하신다. 번제(燔祭)이다. 하느님 앞에 온전히 살라 봉헌하는 것. 하느님께서는 버젓한 밀(좋은 씨)만 받으시는 게 아니라 내 부족한 허물마저도 받으신다. 하느님은 아시는 것이다. 밀만 수확한 후 풀밭을 그대로 엎어버리면 내년에 또 다른 풀이 자라나 말썽을 일으킨다는 것을. 내 안의 어두움과도 직면하여 정리한 뒤 하느님께 온전히 바쳐드리지 않으면 그 감정들은 뒤죽박죽 섞인 채 억압되어 언젠가는 내 삶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와 말썽을 일으킨다는 것을.

완성된 좋은 작품(밀)보다 내 허물(가라지)을 기꺼이 '먼저' 받으신다. 그런 후 밀은 또 다른 열매를 위하여 당신 곳간에 모아들이신다. 나의 장래마저도 미리 보시고 아껴주시는 하느님. 허물도 마다 않으시고 내 좋은 점도 당신 곳간에 채우시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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