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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수녀처럼(?) 보이는 게 맘에 안들었다 본문
2007.11.1.
이제민 신부님의 책을 읽으면서...
신부님 같은(?) 얼굴을 하는게 싫었다는 얘기...
나도 그랬다.
나도...수녀처럼(?) 보이는 게 맘에 안들었다.
무슨 화초처럼...예쁜 꽃이나 인형처럼 방글방글 웃으면서 천사같은 이미지를 창출하는거..맘에 안들어.
조용하고 차분하게 기도한다고 성당에 앉아있는 뽀얗고 호리호리한...순수미인 컨셉도 맘에 안들고...
남들이 생각하는 수녀는 절대 안되기로....(이 무슨 심뽀야?) 남들이 내게 요구하는거에 신경쓰면서 이미지 관리하느라 진빼지 말고 그 시간에 오히려 더 나를 찾고 찾아 그 안에서 예수님 발견해야된다고...
수도없이 들었다, 넌 수녀같지 않은 수녀야...고맙게도 빼놓지 않고 그래서 정말 수녀같아라는 말을 해줘서 망정이지...
게다가 분도회수녀같지 않다는 말도 수도없이 들었다...
그때마다...난 솔직히 기분이 좋았다.
수녀같지 않은 수녀...세상이 원하는 수녀가 아니라...겉꾸밈 없이 하느님 처음 만드신 그 모습 그 사람모습 그래도 하느님 찾아가는 수녀...그래 이런 수녀가 되고싶었어.
제복입어 수녀 말고, 천사 미소 수녀말고...
덜렁대고 실수투성이고 부족하고 정신없고 어수선해도...
실수같은거 아랑곳 없이 너그럽게 껄껄 웃어주고
화날 땐 화났음을 인정하고(그렇다고 무턱대고 화내는게 아니라)
잘 먹고 잘 웃고 열씨미 일하고 무엇보다 기도하고...
이래서 수녀가 되었구나...가 아니라
이렇게 살기 때문에 수녀가 되어가는구나...뭐이런거...
근데 이러다가 진짜 수녀는 온데간데 없고 김희경만 있을까봐 걱정도 되지만...
이것도 믿는다. 아버지가 그냥 두겠어???
원의를 일으키시는 분도 실천케 하시는 분도...주님이십니다..
이거 하나 믿고 가는 거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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