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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성현이는 3급 지체에 가깝다 본문
2007.5.3.
성현이는 3급 지체에 가깝다. 언어가 많이 느리고...그래서 자신의 표현이 잘 안된다. 거칠고..투박하다.
첫영성체 14명의 애들 중에 성현이 옆에 앉아줄 애들이 몇 없다.
가장 늦게 온 미주가 성현이 옆자리를 기어코 거부했다. 그래서 아예 다른 자리에 앉아버린다. 권유를 하다가 잠시 두고 모른척 교리를 계속했다.
애들을 화장실에 보내고 미주랑 이야기를 했다. 성현이 옆자리에 미주가 앉지 않아서 수녀님이 좀 궁금한데,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성현이가 싫단다.
예상한 대답이긴 했지만. 실제로 들으니까 맘이 아팠다. 그래서 물어봤다. 수녀님은 미주도 좋고 성현이도 너무 좋은데, 우리 미주는 왜 성현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설명해 줄 수 있냐고...그러니까 "다르잖아요"한다. 소리도 지르고 찌르기도 한다면서...생긴것도 다른 애들이랑 다르고...
안타깝기는 해도 정상이긴 하다. 싫은 것도 정상이고, 그래서 성현이가 속상한 것도 정상이다..그래서 옆에 앉는건 강요하지 못했다. 꼭 옆에 앉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기에.
그래도 이렇게 끝내선 안된다 싶었다. 그래서 미주 손을 꼭 잡고 말을 이어갔다. 성현이는 태어날 때부터 머리가 많이 아팠단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처럼 쉽게 말하지는 못하는 거야. 그리고 지금도 아프기 때문에 친하게 지내자는 표현을 말로 잘 못해서 툭 치거나 찌르는 거라고. 좋다는 표현인데 아기처럼 표현이 좀 느리니까 이해해 줄수는 없겠냐고.. 수녀님은 미주도 좋고 성현이도 좋다고...미주는 미사 시간에 몸 흔들기로 유명한 애다. 그래서 그랬다. "수녀님은 미주가 미사 시간에 몸 흔들고 떠들고 그래도 미주가 여전히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성현이도 소리지르고 교리시간에 일어나 돌아다니고 그래도 수녀님 눈에는 성현이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데...우리 미주는 어때? 예수님도 미주도 성현이도 우리 모두를 사랑하셔."
궁금한지 이것저것 묻는다. "거짓말해두요?" "도둑질해두요?" 좋아한다는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나보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랬다해도 수녀님은 미주를 사랑해."
미주에게는 쉽지 않는 대답이었을거다.
"알았어요. 앉을께요."
사랑을 강요하고 싶진 않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을 덮어두고 싶지도 않다..근데 예수님처럼 사랑한다는 게 뭘까?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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