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렌의 노래
- 박태범 라자로 신부
-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 그녀, 가로지르다
- 영화, 그 일상의 향기속으로..
- 사랑이 깊어가는 저녁에
- 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 테씨's Journey Home
- 성서 백주간
- El Peregrino Gregorio
- KEEP CALM AND CARRY ON
- HappyAllyson.Com 해피앨리슨 닷컴
- words can hurt you
- 삶과 신앙 이야기.
- Another Angle
- The Lectionary Comic
- 文과 字의 집
- 피앗방
- 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홍's 도서 리뷰 : 도서관을 통째로. : 네이버 블로…
- 행간을 노닐다
- 글쓰는 도넛
- 명작의 재구성
- 사랑과 생명의 인문학
- 자유인의 서재
- 창비주간논평
- forest of book
- 읽Go 듣Go 달린다
- 소설리스트를 위한 댓글
- 파란여우의 뻥 Magazine
- 리드미
- 여우비가 내리는 숲
- 인물과사상 공식블로그
- 개츠비의 독서일기 2.0
- 로쟈의 저공비행 (로쟈 서재)
- 세상에서 가장 먼 길,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 2.…
- YES
- Down to earth angel
- BeGray: Radical, Practical, an…
- newspeppermint
- 켈리의 Listening & Pronunciation …
- Frank's Blog
- 클라라
- Charles Seo | 찰스의 영어연구소 아카이브
- 영어 너 도대체 모니?
- 햇살가득
- 수능영어공부
- 라쿤잉글리시 RaccoonEnglish
- Daily ESL
-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 교회 음악 알아가기
- 고대그리스어(헬라어)학습
목록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64)
깊이에의 강요
봄밤 김수영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말라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달이 떠도 너는 조금도 당황하지 말라 술에서 깨어 무거운 몸이여 오오 봄이여 한없이 풀어지는 피곤한 마음에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너의 꿈이 달의 행로와 비슷한 회전을 하더라도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기적소리가 과연 슬프다 하더라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서둘지 말라 나의 빛이여 오오 인생이여 재앙과 불행과 격투와 청춘과 천만 인의 생활과 그러한 모든 것이 보이는 밤 눈을 뜨지 않은 땅속의 벌레같이 아둔하고 가난한 마음은 서둘지 말라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절제여 나의 귀여운 아들이여 오오 나의 영감(靈感)이여
Dina Cormick의 '가장 아름다우신 창조주 하느님' 한 처음에 지구는 어두웠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하느님은 일어나 춤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노래 부르며 모든 생명을 존재로 불러냈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주님의 기도'를 우리 일상의 새로운 형태로 엮은 기도문- 거리에, 매일의 일상에, 갈등이 있는 모든 곳에 계시는우리 아버지 어머니. 당신의 이름과 메시지가 알려지고정의가 이루어지며,당신이 우리에게 보여주셨던 나눔이 이루어지며,모두가 양식을 갖고 품위 있게 살게 하소서. 당신이 시작하신 일을계속할 힘을 저희에게 주시고,어떻게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지 가르쳐 주시며,그 안에서 남성 여성이 함께 새로운 관계를 맺게 하소서. 자아중심적인 길과 권력욕에서 저희를 구하시고,예수님이 실천하신 나..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_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로가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 14야전 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 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작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
-이기인- 아침에 어떤 죄악은 손으로 주울 수 없어서 비닐테이프로 주웠네 우리의 죄를 셀 수 없는 것처럼 불쌍한 일이 또 있을까 그 죄를 살피는데 그것은 꼬부라졌고 검었네 솜털이 아름다운 건 아직 죄의 시작이 미미하기 때문이야 검고 꼬부라진 털은 어디서 나왔을까 죄의 뿌리가 세상 밖으로 뿌리를 내린다.
- 김광섭 - 여명의 종이 울린다. 새벽 별이 반짝이고 사람들이 같이 산다는 것이다. 닭이 운다. 개가 짖는다. 오는 사람이 있고 가는 사람이 있다. 오는 사람이 내게로 오고 가는 사람이 다 내게서 간다. 아픔에 하늘이 무너지는 때가 있었다. 깨진 그 하늘이 아물 때에도 가슴에 뼈가 서지 못해서 푸르런 빛은 장마에 황야처럼 넘쳐 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 갔다. 나는 무너지는 둑에 혼자 서 있었다. 기슭에는 채송화가 무더기로 피어서 생의 감각을 흔들어 주었다.
강 세 화 때때로 불현 듯이 내 마음이 보고싶어 가슴 한켠에 남 모르는 창을 내고 소쩍새 피울음 같은 메아리를 듣는다. 하늘을 적시고 가는 노을 녘을 돌아보면 눈 익혀 보아온 것도 낯이 설어 물러나고 먼빛에 눈짓만 보내며 내가 내게 갇혀 산다.
- 배한봉- 물 젖어 풀린 화장지처럼 무화과 과육이 흘러내렸다, 나무 아래 서성이는 내 어깨에 머리에 무화과 맨살이 취객의 오물처럼 엉겨 붙었다 열매란 둥글고 단단하게 자라서 익는 것이라 여긴 내게 비 맞는 무화과, 이런 삶도 있다고 꽃 시절도 없이 살았던 뚝뚝, 제 안에 고인 슬픔을 빗물로 퍼내는 것 같다 웅덩이 같은 몸을 가진 무화과 누구나 웅덩이 하나씩은 가지고 살지, 상처를 우려내 가뭄 든 마음을 적시기도 하지 그러나 너무 오래 고여 있으면 안 되는 웅덩이 퍼 내지 못하면 결국 출렁이지도 못하고 뭉크러지는 영혼의 폐허가 되고 말지 취객 같은 무화과나무 아래 내 가슴속의 무화과 어디 갔나, 나는 폐허처럼 서서 한참이나 비를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