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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루카의 우물 (212)
깊이에의 강요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루카 11,32) 주어지는 표징이 없어서 뉘우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설교를 듣고도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용서받을 마음이 없기 때문에 이리도 변변찮은 변명을 사과라고 늘어놓는 건지도 모른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23) 남의 십자가 말고 내 십자가. 남 탓 말고 내 탓. 남의 것 말고 내 것. 남의 인생 말고 내 인생.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하고 말하여라.(루카 10,9) 다 나았습니다, 제가 드디어 고쳤습니다 라고 말하지 않는 것.더불어 너무 쉽게 하느님이 하셨다고도 말하지 않는 것.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하고 말하는 것.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루카 1,46-48) 내 가장 외롭고 비참한 날에도 내 안의 그분은 변함 없이 나를 가장 사랑하시니 이에 힘입어 나도 그런 나를 또 다시 사랑할 수 있음이다. 불안하고 두려운 때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기뻐 뛸 수 있음은 그분께서 다름 아닌 나의 비천함을 굽어 보시기 때문이다. 애써 감춰보려 했던 가련한 내 껍데기 뿐만 아니라 낡고 초라한 내 민낯마저 그저 자비로이 바라보시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성전이 허물어질 때와 표징을 묻는 사람들에게 들려주신 말씀을 들으며 오늘은 제가 만들어내는 종말 같은 표징을 묵상합니다. 그리스도가 아닌 '나'를 내세웠던 적('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 8절)은 없었는지, 오묘하신 당신의 뜻을 묻고 알아차릴 시간을 뛰어 넘고는 이성적으로 혹은 인간적으로만 생각하고 판단한 적은 없었는지, 나서야할 순간과 들어서야할 순간을 얼마나 숙고한 후 결정했는지, 마지막까지 좇은 것이 혹 나 자신의 자존심은 아니었는지.전쟁과 반란(9절)이 일어날 것처럼 쉽게 흥분하고 분노하진 않았는지, 공동선을 위해 한발 물러서는 것을 불의라고 매도하고 나의 성마름을 의로운 분노라며 포장하진 않았는지, 상대방을 너무나 간단히 대척점에 세우거나 당신마저도 거슬러 목소리를 높였..
죄가 찼던 노아의 때나 롯의 때, 때가 차면 나타나실 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때. 세상이 변해야 할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야할 때 나는 어떤 자세를 취하는가.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든, 어떤 경고를 보내든 개의치 않고 자신의 일상,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는(27절) 일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은 결국 제 목숨을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들(33절). 세상을 모른 척 하거나 무관심하여 자신의 삶만을 유지하는 사람. 함께 노를 젓다가 방향을 바꿔야 할 땐 분명 다른 방법으로 노를 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태 이렇게 저었으니 나는 변함 없이 같은 방식으로 노를 젓겠다고 말하는 이. 먹고 마시고 사고팔고 심고 짓고 하는 일들이 (28절) 무가치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덮칠 홍수가 닥친다면, ..
부활의 삶은 완성의 삶. 사람이 사람에게 속할 일도 없고 아무리 둘 만의 지고지순한 사랑이라도 선택적 사랑은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곳. 타인을 향해 무한히 열리는 사랑의 관계. 늙고 병들고 약해지고 사라지는 일도 없는 곳. 소유하지도 않지만 배제하거나 폐쇄적이지도 않은 관계. 죽을 일도, 죽어가는 사람을 볼 일도,누군가의 아내가 될 일도, 의무적으로 남편의 역할을 할 일도,없는 곳. 이 관계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상태. 하늘 나라는 부족하고 유한한 이 세상에서 그 완성을 시작해야 한다.
주인의 재산을 낭비하여 쫓겨날 처지가 된 집사는 자신을 위해 재산을 조금 더 빼돌린다던가 퇴직금을 좀 더 받아낼 묘수를 찾지 않고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그들의 빚을 일부 탕감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알게 된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했습니다. 여전히 자신의 재산이 줄어들고 있었지만 주인은 가난한 이들의 빚을 탕감해 주는 것은 낭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집사 또한 자신을 지켜주는 것은 결국 더 많은 돈이 아니라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에게는 가난한 이들에게 재산을 빌려주는 것이 애초의 목적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재산이 줄어드는 것에 노하지 않고 어떤 이유에서든 가난한 이들의 숨통이 트이도록 도운 집사의 행동을 영리하다 여기며 칭찬하는 주인의 마음을 짐작해 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