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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루카 16,1-8 복잡한 세상에서 가시 돋힌 듯 살아가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길 본문

루카의 우물/루카 16장

루카 16,1-8 복잡한 세상에서 가시 돋힌 듯 살아가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길

하나 뿐인 마음 2016. 11. 4. 23:07

주인의 재산을 낭비하여 쫓겨날 처지가 된 집사는 자신을 위해 재산을 조금 더 빼돌린다던가 퇴직금을 좀 더 받아낼 묘수를 찾지 않고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그들의 빚을 일부 탕감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알게 된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했습니다. 여전히 자신의 재산이 줄어들고 있었지만 주인은 가난한 이들의 빚을 탕감해 주는 것은 낭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집사 또한 자신을 지켜주는 것은 결국 더 많은 돈이 아니라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에게는 가난한 이들에게 재산을 빌려주는 것이 애초의 목적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재산이 줄어드는 것에 노하지 않고 어떤 이유에서든 가난한 이들의 숨통이 트이도록 도운 집사의 행동을 영리하다 여기며 칭찬하는 주인의 마음을 짐작해 봅니다.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는 말씀이 떠오릅니다. 또한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글쎄요. 어쩌면 예전엔 이들을 아랫사람 대하듯 보았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곤궁해질 자신을 맞아줄 사람으로 대하며 그들을 도운 집사의 마음도 짐작해 봅니다. 세리였던 마태오가 예수님을 알게 된 후, 가난하고 멸시받고 그래서 아프고 보잘것없고 약한 죄인들이자 죄짓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사람들과 함께 식탁에 앉아 음식을 나누며 느꼈을 그런 마음이었을까요? 영문도 모르면서 자신을 내리 누르던 빚의 무게가 가벼워진 이들의 마음도 짐작해 봅니다. 사제도 레위인도  외면했지만 기대도 하지 않았던 사마리아 사람의 지극한 돌봄을 받은 강도 만난 이의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자신의 재산으로 타인을 고통스럽게 해선 안된다는 알았던, 마음마저 부자였던 주인. 결국 자신을 지켜줄 것은 한낱 재물만이 아님을 알았던 집사. 그리고 먹는 것을 빚질 수밖에 없었던 형편의 사람들. 이들이 모두 행복하게 살아갈 있는 길을 알려주시는 건가요. 복음 바로 이야기인 탕자의 비유에 나오는 아버지 같은 부자, 마음을 돌려야할 아들 같은 집사, 모든 잃고 돌아온 작은 아들 같은 사람들. 복잡한 세상에서 가시 돋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함께 살아갈 있는 방법을 말씀해 주시는 것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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