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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의자놀이 본문
공지영 지음. 휴머니스트.
22라는 숫자는 얼마나 어마어마한 숫자인가.
22명의 생명. 내가 감지할 수 있는 우주보다 더 큰 22명의 죽음.
그녀의 글은 평소와 달리 지나치게 건조하고 투박했다.
평소처럼 선동적이지도 않고 잰척하는 맛도 없이 타박타박했다.
화사한 날 지붕 위에서 밟히고 찢겼던 그들과
얼마전 햇살 가득한 날 강정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져 밟히고 찢겼던
성체로 오신 그리스도가 자꾸만 겹쳐지던 지난 며칠.
의자놀이의 기억은 내게도 끔찍하다.
난 본래 놀이 같은 데엔 별 관심이 없었다.
놀이에 무관심했던 나는, 놀이가 끝나기 전부터 상처를 받아야하는 아이들의 심정을 결코 헤아리지 못했다.
내팽겨쳐지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지도 모르는 그 심정.
친구를 가차없이 밀쳐버리는 의자 게임을 하는 내내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조차 얼마나 끔찍한지.
노래라니...
내가 모든 이들을 안아줄 수는 없다. 해결할 수는 더더구나 없다.
하지만, 알려는 노력, 알리려는 노력... 내 삶이 지속되는 한
이들에 대한 나의 보잘것 없는 사랑도 지속되길 원한다.
201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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