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깊이에의 강요

루카 19,21 쥐고서도 깨닫지 못한다 #dailyreading 본문

루카의 우물/루카 19장

루카 19,21 쥐고서도 깨닫지 못한다 #dailyreading

하나 뿐인 마음 2023. 11. 22. 11:32

 

주인님께서 냉혹하신 분이어서 가져다 놓지 않은 것을 가져가시고 뿌리지 않은 것을 거두어 가시기에, 저는 주인님이 두려웠습니다. (루카 19,21)

오늘은 14절(그 나라 백성은 그를 미워하고 있었으므로 사절을 뒤따라 보내어, ‘저희는 이 사람이 저희 임금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하고 말하게 하였다.)에 걸려서 묵상이 잘 넘어가지지 않았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무단히 미워하는 것이 오늘따라 견디기 어려웠던 것.  내가 다 속이 상해서 감정만 끓이다가 좀 가라앉고 나니 곧 애초 그 종의 마음 그릇이 그 정도였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받을 품삯이 아닌, 주인으로부터 거저 받은 돈을 쥐고서도 ‘거저 주시는 분’의 혜량은 깨닫지 못하는 정도의 그릇 말이다. 

 

열매 맺은 나무가 영글은 열매를 내놓지 않으려 하겠나. 가을이 되었는데 잎을 떨구지 않으려 바동바동 몸부림치는 나무가 있겠나. 물도 햇빛도 땅의 영양분도 거저 먹고 자란 나무가 내 꽃과 열매와 잎은 모두 나만의 것이라 한다면 얼마나 답답한 마음보인가 말이다. 혹여나 내가 거저 얻은 것을 내 것이라 여기고 돌려드리는 걸 앗긴다 생각하는 건 아닌지, 거저 받은 한 미나는 고마워하지 않고 벌어들인 미나를 내것이라 여기고 빼앗기듯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만 하는 건 아닌지... 한 해의 끝에 서서 잘 돌아봐야겠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