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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루카 19,45-48 성전을 성전이도록 하는 일 본문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루카 19,46)
상대를 속여 가며 물건을 파는 행위뿐만 아니라 타인을, 자기 자신마저도 기도하지 못하게 하는 모든 행위들이 성전을 성전이지 못하게, 성전을 '기도의 집'이 될 수 없도록 만든다. 나의 게으름, 부주의, 무관심, 이기심, 미움, 조급함... 오늘은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내 안에서 계속 메아리쳤다. 내 마음속에 온갖 언어와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는 것이 괴로워 성체 앞에 앉았는데, 소란하기만 하고 좀체 가라앉지 않던 것들이 겨우 잠잠해지고 나니 그제야 예수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는 이곳을......’ 예수님 목소리 덕에 내가 예수님을 모신 성전인 것만 생각하다가 오히려 놓친 것이 무엇인지, 정작 내 마음의 성전을 어지럽힌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래, 기도 시간 내내 마음이 어지러웠던 건 내가 아니었나. 남들이 지키지 않는 것들만 생각하며 성전을 어지럽힌 건 나였다.
이어 들려오는 목소리. "너도, 그들도 모두 나의 성전, 내가 들어가서 머무를 성전이다. 그러니 너도, 그들도 모두 성전일 수 있도록 내 말을 듣고 내 곁에 머물러라." 예수님을 없애려는 사람들이 방도를 찾지 못한 이유는 온 백성이 그분의 말씀을 듣느라 곁을 떠나지 않았기(47-48절) 때문이다. 말씀을 듣느라 예수님 곁을 떠나지 않을(말씀 수행) 때, 예수님 말씀을 새기고 따르며 살 때, 나뿐만이 아니라 타인도 쉽게 나쁜 행동을 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가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 곁에 머무를 때 그분은 우리 모두를 살려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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