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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 2,10-11 일어나 들것을 들고 #dailyreading 본문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마르 2,10-11)
오늘은 예수님을 만난 후 중풍 병자가 해야했던 일을 묵상한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스스로 일어나/ 그동안 나를 떠받치던 들것을 내 힘으로 들고/ 홀로 돌아가야 한다. 내가 의지하던 자리, 내 약함과 고통의 상징이자 안주와 자기 연민의 늪, 변명과 유혹의 자리인 들것을 들고.
요며칠 방정리를 하고 있어 더욱 이 장면에 마음이 머물렀나 보다. 이제 다리도 제법 나았기에 양호동을 떠나기로 했다. 인사이동 전에 방을 옮기는 게 당연한데도 나를 염려하시는 분들은 당장 누가 오는 것도 아닌데 좀 더 있다가 올라가라고 해주셨다. 그 마음을 알기에 말만으로도 고맙고 따뜻했다. 하지만 아픈 이를 위해 비워둬야 하는 곳을 굳이 차지하고 싶지 않았다. 화장실도 멀고 샤워실도 불편하겠지만 누릴 수 있을 때까지 누리는 삶 말고, 주어진 것으로도 충만한 삶을 살고 싶기에...
비어 있던 방이었다. 성당 인근에 방이 구해지지 않아 급하게 본원으로 들어왔고 다리까지 다쳐서 종신서원자 방으로는 들어갈 수가 없었는데 마침 비어 있었기에 마음이 편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방을 비워야 했다면 배려 받는 입장이라도 감사한 마음보다 미안한 마음이 더 컸을 것이다. 서로를 위한 여유를 가지기 위해 한 켠을 비워두는 일은 필요하다. 여유가 없으면 도움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어렵고 실은 기도조차도 그렇지 않은가.
방을 정리하며 그동안 나를 떠받치던 것들은 무엇이었나 돌아본다. 내가 의지하던 자리, 내 약함과 고통의 상징이자 안주와 자기 연민의 늪, 변명과 유혹의 자리인 들것을 내 두 손으로 들고 걸어가자. 집으로 돌아간 중풍병자(였던)처럼 내 삶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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