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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한나(루카 2,36-38) 본문

성경의 여인들

한나(루카 2,36-38)

하나 뿐인 마음 2020. 12. 30. 09:29

좋아하는 성경 인물 중 하나이다. 고백하자면, 정성껏 말씀을 들여다보는 렘브란트의 그림에 반해서 좋아하게 되었고 언젠가 노수도자가 되어서도 이 한나처럼 말씀을 늘 붙들고 살고 싶었다. 덕분에 이 복음을 읽을 때마다 더 깊이 묵상하게 된 인물이다.

 

사실 성경은 한나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들려준다.

"한나라는 예언자도 있었는데, 프누엘의 딸로서 아세르 지파 출신이었다. 나이가 매우 많은 이 여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그런데 이 한나도 같은 때에 나아와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한나는 사회 통념상 불리한 조건을 가졌지만 -매우 많은 나이, 과부- 오히려 하느님께 온전히 나아갈 수 있는 조건으로 삼았다. 성경 역시 이 불리한 조건이 결코 부정적으로만 작용하지 않았음을 바로 이어 들려준다. 한나가 처한 상황과 조건은 그의 삶에 충분한 걸림돌이 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는 힘을 주는 디딤돌로 삼았다. 그는 성전을 떠나지 않고 머물렀고,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기는 일에 온전히 자신을 바쳤다. 그랬기에 때를 놓치지 않고 아기를 알아보았으며, 바로 그 시간에 하느님게 나아갈 수 있었고, 감사드릴 수 있었으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었다(evangelize). 

 

한나는 신약에서 여인 중 예언자로 언급된 유일한 인물이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복음을 전했다. 복음서를 읽어보면 예언을 한 사람은 오히려 시메온인데(34-35절,)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한 한나를 예언자라고 소개한다. 또한 시메온이 아기와 아기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향해 있는 동안 한나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사람들을 향해 있었다. 나는 내 수도삶이 끝날 때까지 이 한나의 모습을 기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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