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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본문

雜食性 人間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하나 뿐인 마음 2020. 10. 14. 15:46

추적단 불꽃 지음. 이봄.

N번방 추적기와 우리의 이야기.
비록 읽지 못하게 되더라도 연대하게 위해서 산 책이었다. 망설이다가 휴가 동안 조심스럽게 시작했고, 결국은 다 읽을 수 있었는데, 내가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건 글을 쓴 불꽃 덕분이다. N번방 취재 기록이 1장이라 처음부터 읽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읽기만 하는 나도 이렇게 힘든데 정작 보고 듣고 기록하고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책을 읽다가 괴로워하는 나를 보고 언니는 그만 읽어도 되지 않겠냐 했었다. 그들에게도 가까운 이들은 이렇게 진심 어린 충고를 했겠지. 하지만 그들은 그만두지 않았다. 내상을 입었으면서도 지칠대로 지쳤으면서도 멈추지 않았던 추적단 불꽃. 이들의 목표에 비해 가해자들이 그 거대한 악행을 일삼아서라도 얻고자 했던 것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이었나.

읽어가면서 또 하나 깨달은 것은, 이들이 추적기록과 그들의 이야기를 쓰면서도 읽는 이의 상처까지 염려했다는 것이다. 글만으로도 이들이 2차 가해를 하지 않기 위해,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세심하게 배려하고자 노력했는지 알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나마저도 그들의 배려를 입었으니까.

책을 끝내고 제목을 다시 읽었다.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하고 싶은 말이 뭔지 너무나도 잘 알 것 같은 제목이다.

"그들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는 신념 하나로 버티느라 가해자들에게 받는 정신적 충격이 가랑비에 옷 젖듯 우리에게 스며드는 줄도 몰랐다. "

"여성의 인격을 짓밟아 가해자들이 얻는 게 고작 돈이었다. "

"피해자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의 삶을 피해 사실 하나로 재단하지 않고 개인의 삶 자체를 존중하는 태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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