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깊이에의 강요

자기만의 방 본문

雜食性 人間

자기만의 방

하나 뿐인 마음 2020. 1. 23. 15:34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소연 옮김. 펭귄클래식.

자기만의 방을 만드는 것에서 끝내지 않는 태도. 많은 것을 감수하면서도 여성들이 자기만의 방을 만들도록 독려하는 것을 그만두지 않는 용기. 자신의 포도밭에서 신 포도열매(이솝 우화)를 매일 따서 버림으로써 거름으로 만들고, 잘 익은 포도 열매를 키워 먹고 즐기며 수많은 여성들에게 나눠 준 버지니아 울프는 포도 열매 뿐만 아니라, 여성이 각자 포도나무를 키울 수 있도록 묘목도 나눠주었다. 

영어로 읽어야지 하면서 거의 10년을 미루다 결국 한글로 읽었네.


"한쪽 성(性)의 안정과 성공, 한쪽 성의 가난과 불안정, 전통이 미치는 영향과 결핍된 전통이 작가에게 미치는 여파에 대해 생각하면서..."

"남성에게나 여성에게나 삶은 고되고 어려우며 영속적인 투쟁입니다. 그것은 엄청난 용기와 힘을 필요로 합니다. "

"그보다 내게 더 큰 고통으로 남아 있는 것은 그 시절이 내게 심어놓은 공포와 쓰라림이라는 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원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꼭 필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필요한 것으로 보였던, 걸려 있는 돈이 워낙 중하기에 위험을 무릅쓸 수는 없는 그런 일을 마음에 없는 말을 해가며 비위를 맞추면서 노예처럼 일한다는 것, 그리고 별것 아니지만 소유자에게는 중요하고 세상에 드러내지 않으면 죽는 거나 마찬가지인 재능이 소멸하고 있다는 것, 나 자신, 나의 영혼과 더불어 소멸하고 있다는 생각, 이 모든 것들이 꽃피는 봄날을 갉아먹고 나무속을 파먹는 녹이 되어갔습니다. "

"그것은 곧 사물을 그것 자체로 생각할 수 있는 자유였습니다. 예를 들어 저 건물은 내 마음에 드는가 안 드는가? 저 그림은 아름다운가 그렇지 않은가? 내 생각에 저것은 좋은 책인가 나쁜 책인가? 진실로 숙모가 남긴 유산은 내 머리 위 하늘을 가리고 있던 것을 벗겨 주었고, 한 남자의 키 큰 고압적인 형상 대신 밀턴이 끝없이 감탄해야 할 대상이라 했던 드넓은 하늘의 경관을 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커러 벨, 조지 엘리엇, 조르주 상드, 이 내적 투쟁의 희생자들은 모두 남성의 이름으로 자신의 이름을 가리고자 덧없이 애썼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여성에게 이름이 널리 알려지는 것은 경멸스러운 일이라는 당시의 관념을 존중했던 것입니다. "

"키츠나 플로베르, 다른 재능 많은 남자들이 견디기 어려워했던 세상의 무관심은 여자의 경우에는 무관심을 넘어선 적대감이었습니다. "

"이와 같은 글을 쓸 수 있었고, 자연에 깨어 있으며 성찰하는 정신을 지녔던 여성이 분노와 고통에 내몰려야만 했던 것은 너무도 안타까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어떻게 자기 자신을 구할 수 있었을까요?...

"나의 시들은 비난받고, 나의 취미는 무시당하네.

쓸모없는 바보짓이거나 건방진 과오일 뿐이라고.

우리가 알 수 있는 바로는, 이렇게 비난을 산 그녀의 취미란 그저 들판을 쏘다니며 꿈을 꾸는 무해한 일이었습니다.

나의 손은 독특한 것을 좇는 데서 기쁨을 느끼고,

잘 알려지고 평범한 길을 따르지 않는다네.

색 바랜 비단으로 희미하게라도

저 흉내낼 수 없는 장미꽃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네."

"만약 여성이 남성처럼 글을 쓰거나 남성처럼 산다면, 혹은 남성처럼 보인다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드넓고 다양한 세계를 감안하면 두 성도 극히 불충분한데, 어떻게 우리가 오직 하나의 성만으로 살아나갈 수 있겠어요?"

"나는 여러분에게 아무리 사소한 주제라도, 아무리 거대한 주제라도 주저하지 말고 모든 종류의 책을 써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여러분 스스로 여행하고 빈둥거리며 세계의 미래와 과거에 대해 사색하며, 책을 구상하며 길모퉁이를 어슬렁거리고, 사유의 낚싯줄을 강물 깊이 담글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

오직 우리는 홀로 걸어야만 하고, 우리의 관계는 남성과 여성의 세계뿐만 아니라 실재의 세계와 맺는 것이라는 사실을 마주한다면, 그때 기회는 찾아올 것입니다. "

"나는 첫 비평문으로 1파운드 10실링 6펜스를 벌었습니다. 그리고 그 수입으로 페르시아 고양이를 한 마리 샀습니다. 그러고 나자 점차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말했지요. 페르시아 고양이도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요. 나는 자동차가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소설가가 되었던 것입니다. "

 

'雜食性 人間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0) 2020.02.03
목소리를 드릴게요  (0) 2020.01.30
예민함을 가르칩니다.  (0) 2020.01.18
떡볶이가 뭐라고  (0) 2019.12.27
선량한 차별주의자  (0) 2019.12.18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