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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미루기의 천재들 본문

雜食性 人間

미루기의 천재들

하나 뿐인 마음 2019. 3. 6. 22:02



앤드루 산텔라 지음. 김하현 옮김. 어크로스.

​미루기엔 나 역시 천재급이 아닐까 곧잘 생각한다. 책 소식을 듣자마자 일단 나 같은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싶어 반가웠고, 이런 것도 많은 사람들이 연구했다니 결론이 너무 궁금해서, 서점에서 책을 보자마자 데려오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그저 웃음과 공감 만으로 읽을 책은 아니었고, 해내야 할 중요한 일들을 자꾸만 미루는 알듯 말듯한 나만의 이유에 대해서도 자꾸 들여다 보게 해 준 책. 


책 읽는 내내 재밌는 에피소드들을 보며 많이 웃기도 했지만, ‘자기 불구화’라는 표현은 솔직히 충격적이었다. 스스로를 주저 앉히는 방식인 자기 불구화. “당장 해야 하는 일이 뭐든 간에 그 일에 실패하는 게 두려워서일 수도 있다. 자기 불구화 전략으로서 일을 미루는 사람은 일이 자기 능력을 벗어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을 미룬다. 이들은 그저 두려움 때문에 마비되어 있는 게 아니다. 미루는 행동이 이들을 실패로부터 보호해주고 있는 것이다. 만약 실패한다면 그건 열심히 달려들지 않았기 때문이고, 최후의 최후의 최후의 순간까지 기다렸기 때문이고, ‘될 대로 되라’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미루는 행동은 이들에게 실패의 원인은 동시에 실패에 대한 변명이 된다.”는 페라리의 설명을 읽으며, 반성보다는 내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더 잘 들여다보고 돌봐줘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책을 덮으며 미루지 않으리라 결심하진 않았다. 대신,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며 살 것, 나 자신에게 누구보다 솔직할 것, 누구보다 나 자신이 내 마음을 가장 사랑해 줄 것.


"할 일을 미루는 사람은 자기 일을 회피하는 와중에도 감탄스러울 만큼 바쁘게 지낼 수 있다."

"우리는 저마다 해야 할 일, 반드시 해야 할 일의 목록을 갖고 있가. 그럼에도 어떻게든 그 일을 하지 않아야 할 이유를 찾아낸다. 이런 먼에서 우리 모두는 다윈과 동급이라 할 수 있다."

"페라리의 설명에 따르면 자기 불구화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주저앉히는 방식을 뜻한다. 당장 해야 하는 일이 뭐든 간에 그 일에 실패하는 게 두려워서일 수도 있다. 자기 불구화 전략으로서 일을 미루는 사람은 일이 자기 능력을 벗어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을 미룬다. 이들은 그저 두려움 때문에 마비되어 있는 게 아니다. 미루는 행동이 이들을 실패로부터 보호해주고 있는 것이다. 만약 실패한다면 그건 열심히 달려들지 않았기 때문이고, 최후의 최후의 최후의 순간까지 기다렸기 때문이고, ‘될 대로 되라’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미루는 행동은 이들에게 실패의 원인은 동시에 실패에 대한 변명이 된다."

"“미루기는 불안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페라리가 말했다. “만성적으로 일을 미루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무능한 인간으로 여겨지기보다 노력을 안 하는 인간으로 여겨지길 바라지요.”"

"미루는 사람이 노력하지 않는 것은 노력이 중요한 경우뿐이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 결과가 중요하면 중요할수록 그들은 더욱 절박하게 스스로를 보호해야만 하는 것이다."

"페라리는 미루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을 미루는 사람이 처한 환경이 아니라 그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미루기가 결국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기분과 감정에 기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페라리는 연구에서 미루기가 불안에 대처하는 수단이나 두려운 결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방식을 거듭거듭 분석한다. 문제는 자신을 방어하려는 이러한 시도가 오히려 자멸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점이다."

"티머시 피칠은 기분이 행동을 좌우하게 놔두지 말고, 대신 행동이 기분을 좌우한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여태껏 미뤄왔던 일을 하면 기분이 나아진다. 실제로 미뤄왔던 일을 하는 건 기분을 나아지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미뤄왔던 일이라는 게 내가 한다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바로 그 일이기도 하다는 거다."

"심리학자 피어스 스틸Piers Steel은, 이 모든 미루기의 핵심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무능력이 아니라 현재에 대한 선호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일을 미루는 것은 대개 현재는 구체적으로, 미래는 추상적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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