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깊이에의 강요

아무튼, 발레 본문

雜食性 人間

아무튼, 발레

하나 뿐인 마음 2018. 12. 25. 23:21


최민영 지음. 위고.

솔직한 글은 사람을 얼마나 위로할 수 있는지. 유쾌하기도 하고 마음 짠하기도 한 발레 ‘배우는’ 이야기에서 삶도 조금씩 배운다.
깔깔 웃고 싶기도 하고 눈물도 좀 나고 숨도 좀 차긴 하지만, 몇 장 읽다보면 ‘그래, 사는 것도 이렇지...’하고 자꾸 중얼거리게 되더라.
작가님에게서 받은 저자 싸인 없는 책. 트위터에서 얻은 소중한 사람들, 지혜, 응원...!


"아,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180° 다리찢기가 가능한 고관절의 유연성을 영영 잃어버린다는 뜻이다. "

"스트레칭은 몸이 따뜻할 때가 최적기라 계절상으로는 여름, 시간상으로는 수업 후가 제일 잘된다. 근육을 늘리고 쥐어짜고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점프를 뛰느라 레오타드가 땀으로 흠뻑 젖었을 때, 마치 대장장이가 한껏 달궈진 쇳덩이를 망치로 두드려 형태를 빚어내는 것처럼 스트레칭으로 몸의 근육을 가늘고 유연하게 늘여나가는 것이다."

"플리에는 스스로를 높이겠다는 마음으로는 스스로 높아지지 않는 삶과 참 많이 닮았구나, 생각할 때가 있다. 내려올 수 있는 힘이 없다면 올라갈 수 있는 힘도 나오지 않는다."

"나는 바워크의 플리에를 하면서 가끔 불전에서 108배를 하는 기분이 들곤 한다. 나 자신을 최대한 낮춤으로써 사실은 스스로를 강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닮아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인생에 ‘플리에’의 순간이 있는 게 아닐까. 낮아지고, 떨어지고, 주저앉는 순간들 말이다. 원하던 일을 얻지 못했을 때, 추진하던 프로젝트가 어그러졌을 때, 사랑이 어긋났을때, 누군가에게 거절당했을 때, 그건 넘어지는 게 아니다. 그저 각자의 ‘플리에’를 하는 거다. 높이 뛰어오르는 순간이 있으려면 플리에를 꼭 거쳐야 하고, 내려와야 할 순간에도 플리에는 꼭 필요한 거니까. 그래서 나는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날에는 ‘오늘은 꽤 깊은 그랑 플리에를 하고 있구나’ 생각하곤 한다. 플리에 같은 그 시기를 잘 지난다면, 인생의 속근육도 자라는 것이겠지."

"나는 공회전을 멈추기로 했다. 퇴근 후나 휴일에도 눈만 뜨면 뉴스를 모니터링하는 강박적인 습관도 버렸다. 삶의 궁극적 의미가 무엇인지 자문하길 그리고, 매일 만나는 소소한 순간들을 세상의 모단 게 첫 경험인 아이처럼 즐기기로 했다. 나에게 기대를 거는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한계도 인정했다. 애당초 그런 부담감은 사실 누구보다 나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강한 자기애에서 비롯됐다는 사실도 돌아보게 됐다. 난생 처음으로, 마음이 가벼워졌다."

"높이 뛰어오르거나 다리를 차올리는 동작을 할 때도 힘이 필요한 부분만 힘을 주고 나머지는 힘을 빼야죠. 그래야 한 단계 올라설 수 있어요."

"발레에 관한 바스티앙 비베스의 그래픽노블 <폴리나>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사람들은 행동을 취하기 전에 항상 핑계를 댄단다. 좋은 핑계도 나쁜 핑계도 없어. 핑계를 대며 합리화하려는 사람들은 이미 진 거야.”"


'雜食性 人間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해서 때린다는 말  (2) 2019.01.08
다윈 영의 악의 기원  (0) 2019.01.07
100세 수업-우리의 미래가 여기에 있다  (0) 2018.12.16
애도일기  (0) 2018.12.14
축복 받은 집  (1) 2018.12.13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