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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수업-우리의 미래가 여기에 있다 본문

雜食性 人間

100세 수업-우리의 미래가 여기에 있다

하나 뿐인 마음 2018. 12. 16. 13:37

EBS <100세 쇼크> 제작팀 지음. 김지승 글. 윌북.

아무래도 우리들은 성당에서도 어르신들을 많이 만나는 편이고 어른 수녀님들과도 함께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라 상대적으로 노인들에 대한 이해가 평균은 넘을 거라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며 그동안 나는 이해하려는 노력을 했다기보다는 그저 관계 빈도가 높다는 사실만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음을 반성했다. 또한 너무 쉽게, 함부로 고매한 인격과 인자한 성품을 요구해 왔다는 것도


노인을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욕구나 감정을 돌보기보다는 기꺼이 물러나고 미련두지 않으며, 깨끗하게 포기할 알고 양보하는 것이 어른의 자세라 생각했던 자체가 이미차별이었던 것이다. 


노인의 자살 이야기도 마음 아팠고, 특히 여성 노인 빈곤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여태 번도 제대로 생각해보지 못했던진실이라 많이 부끄럽기도 했다


"초고령자들의 인정 욕구는 때로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발현된다. 뒤처진 감각이나 낡은 감성을 지적당하기 싫어하는 것도 그 욕구 때문이다. 과거의 자신을 어디서나 통용시키려 하는 것도,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또는 어떤 사람인지 알리기 위해 긴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자신이 아직 쓸모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 하는 것도 모두 그 욕구의 표현이다."

"오래 산다는 건 그만큼 더 많은 죽음과 상실과 결핍을 더 오래 경험하게 된다는 의미다. 노인들은 중요했던 존재들을 천천히, 지속적으로, 의지와 상관없이 상실하는 시간을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슬픔이나 외로움, 고통, 절망 등을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니다. 가능한 모든 감정이 노인 마음 안에 산다."

"노인에게는 상대적으로 가깝고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죽음인데 어째서 스스로 달려가 죽음을 맞는가 하는 의문은, 더 참을 수 없을 만큼 막막했을 그 하루에 대한 상상으로 이어진다. 주어진 생을 열심히 살아 도착한 시간이 그런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이 더 현명할 수 있을지 말을 보태기 어렵다. 노인의 자살과 자살률은 한 사회의 가짜 철학을 드러내고 진짜 문제점을 대변한다."

"지금까지 노인 빈곤을 비롯한 노인 문제는 남성 노인을 기본 대상으로 하는 노인복지 차원에서 주로 논의되었다. 사회가 남성 빈곤을 여성의 그것에 비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해온 경향이 있고, 거기에는 남성을 생계부양자로 인식하는 반면 여성은 독립된 개인이 아닌 의존적인 피부양자로만 인식하는 한계가 있었다."

"빈곤의 여성화란 여성의 빈곤은 여성에게 차별적인 사회 구조 때문에 발생되는 여성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1978년 미국의 여성 경제학자 다이애나 피어스(Diana Pearce)가 최초로 제기한 개념이다."

"노인 문제 중 핵심은 여성 노인의 빈곤 현상이다. 여성 노인은 남성보다 추가로 10년 정도를 더 살아야 한다. 남편의 간호는 부인이 하는데 부인의 간호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외롭게 살다가 노후 자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질병에 시달리며 스스로 간호를 해야하기 때문에 노후 문제는 여성 노인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재룡(한국은퇴연구소 소장)"

"여성 노인 빈곤 문제는 두 가지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다. 하나는 과거 남성의 사회 활동에 의존해 대가 없는 가사노동만 해온 여성들이 노인이 되면서 불가피하게 맞닥뜨리는 경우다. 또 하나는 노동시장 내의 성차별이 만드는 남녀 임금격차가 자산과 국민연금 격차로 나타나면서 결국 빈곤으로 이어지는 경우다. 전자는 현재 초고령자 여성 노인들의 삶에 가깝고, 후자는 개선되지 않을 경우 젊은 여성들이 맞닥뜨릴 미래다."

"여성은 남성보다 ‘노인이 되었다’고 자각하고 혹은 사회적으로 구분되는 시기가 빠르다. 가정 내 역할은 물론이고 사회에서도 역할의 모호함을 경험하게 되고, 주체적 의사 결정에서 일찌감치 밀려나며 소외되기 쉽다. 여성이 경험하는 가족 구성원의 병치레나 사별 등 특정한 생애 사건에서 요구되는 여성의 성역할 부담도 크다. 여성이 돌봄노동에 내몰려 소득 기회를 상실하고, 가정의 경제적 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하는 것도 성차별로 비롯된 결과다."

"그 나이에 위험하다거나, 하면 안 된다거나 하는 나이를 이유로 만류하는 모든 일들 또,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는 말 속에도 연령주의는 깔려 있다."

"나이와 노인, 노화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편견이 결합된 연령주의는 노인에 대한 공공연한 비난과 편견, 과도한 권한 부여와 소외 등을 의식∙무의식적으로 행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이는 사회적으로 표면에 드러나기도 하지만 개인의 내면에서 부지불식간에 발생하기도 한다고 버틀러는 지적한다."

"노후를 준비한다는 건 나이와 노화와 노인의 삶 전체에서 어떤 의미로 자리하는가를 이해하고 객관적 정보와 지식을 받아들이는 일련의 과정일 수 있다. 그동안 고정관념과 부정적 이미지 안에 존재했던 노인을 함께 살아갈 개개인의 존재로 환원하는 것도 노후 준비의 일환이 된다. 잊지 말자. 나이로 받는 대접이 나이 때문에 받는 차별로 변하기 쉽다. 어느 쪽이든 깔려 있는 연령주의를 걷어내야 한다."

"‘나이와 무관한’ 동등성은 노인 세대뿐 아니라 미성년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연령 차별은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도 자주 일어난다."

"아동 학대, 동물 학대와 마찬가지로 노인 학대는 이 사회의 가장 약자를 향한 손쉬운 폭력이다. 그 바탕에 깔린 노인 혐오와 연령주의는 노인을 그런 일을 당할 만한 존재로 인식하게 만든다. 노인 학대 예방 및 신고 의무 교육을 강화하고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인식 변화를 위한 전 세대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노인 학대 사건의 피해자는 여성이 74.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학대 행위자(가해자) 중에서는 노인의 아들이 37.5%로 가장 높고 그다음이 24.8%로 노인의 배우자였다. 최근 배우자가 학대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에 따라 최근 5년간 40~50대 중년층 학대 행위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60대 이상의 학대 행위자가 노인을 학대하는 노(老)-노(老) 학대 유형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고령의 아들과 남편에 의한 여성 노인 학대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예외 없이 타인의 돌봄에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시기를 지난다. 그 돌봄의 가치가 사회에서 저평가되고 여성에게 치우쳐 기대되는 현상은 다시금 돌봄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돌봄노동은 자원봉사나 어머니의 마음이나, 사랑과 헌신으로 이루어지며 무보수이거나 저임금이다. 이는 한국 사회의 돌봄노동이 ‘여성화’된 이유이기도 하다. 각종 돌봄 서비스 직종에는 50~60대 중장년 여성들이 진입해 활약 중인데 적절한 처우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노년의 관계는 생존과 긴밀히 연결되며, 끝까지 사회적 존재로서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빠르고 느린 죽음으로 중요한 관계를 주로 상실해가는 시간이기도 한 노년은 오히려 새로운 관계 맺기가 가장 필요한 시점일지도 모른다."

"노인에게 사회봉사활동은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 기여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나이에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한 노인이 운전할 때 무조건 양보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는 고백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떤 역할과 기여를 통해 스스로를 사회적 존재로 인식하고자 하는 노인의 욕구를 잘 드러낸다. "

"이 사회에 공헌하는 역할은 물론이고 다른 이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길 바라는 욕구는 나이와 상관없이 자연스럽다. 더구나 이만큼 살고 보니 결코 혼자 이룰 수 없는 삶이었음을 깨달은 노인에게는 그 일이 그동안 누리고 받은 것들을 사회에 환원하는 의미로도 가치가 있다."

"그들은 젊음을 신봉하거나 젊게 사는 걸 목표로 삼지 않으면서 독특한 개성과 감각을 지닌 노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살아가며 심신에 생기는 여러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변화와 더불어 살아가면서 때때로 불행해도 비감을 느끼지는 않으며, 무엇이든 끊임없이 탐색하는 노인은 다음 세대들에게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모델이 된다."

"개성 넘치는 감각으로 노년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곧잘 젊음을 신봉하고, 젊은 세대를 흉내 내는 이들의 이야기로 오해받기 쉽다. 편견 속 노인의 모습에서 벗어날 경우 사람들은 ‘젊게 살려고 애쓴다’고 판단해버린다. 그러나 통념과는 반대로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더 독특해진다. 개인차가 커지고, 개성은 두드러지며, 장점과 단점이 더 강하게 표현되면서 젊은 세대보다 훨씬 더 다양한 모습을 연출한다. 노화의 속도도 제각각이다. 이런 명백한 사실을 보지 못하도록 가리는 건 노인들은 이러저러하다고 일반화하는 편견과 혐오다.”

"세계적인 노화학자 마르 윌리엄스는 “습관이 주는 편안함의 유혹을 이기는” 것에서부터 잘 늙기 위한 준비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달리 말하면 창의적 노화는 지금까지의 삶에서 굳어진 인식, 습관, 통념이 주는 편안함을 거부하고 새로운 경험을 마다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엘런 랭어 박사는 노인이 심신 건강과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은 노인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권, 즉 ‘자기 통제권’ 회복이라고 말했다. 늙고, 느리고, 여러 신체 기능이 불편해진다고 해도 자기 삶에서조차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렇다. 노년기의 자기 평가 기준이 ‘쓸모’나 ‘돈’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내면에 자기 세계가 있는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혼자 충만한 시간을 보낸다. 몰두할 자기 세계가 없는 경우, 노인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주변 사람을 괴롭히기 쉽다. 은퇴 후 사회적 관계가 축소되기 마련인 노인들은 타인과 주변 사람에게 뻗었던 시선과 관심을 자기 내면으로 가져오는 변화로 충만해진다."

"노인이어서 특별히 이렇게 저렇게 살아야 한다가 아니라, 그 모든 삶의 욕구와 태도와 독립성에서 노인이 너무 오래 소외되지 않았나 자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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