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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컨저링2 본문
엑소시즘 이야기니 당연히 종교적 내용이 있어야 하나, 수녀의 이미지가 이렇게 다뤄질 줄은 몰랐다.
우스개소리로 가장 사악한 악령이 하필 수녀 베일을 쓰고 나오는 바람에 사람들 무서울까봐 기다렸다가 다 나가고 난 후에 나왔다고 했지만, 실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내겐.
가장 사악한 악마는 가장 고결한 이미지를 사용한다던 말. 공포를 위해 가장 효력있는 이미지가 고결한 이미지요, 그 고결한 이미지가 수녀라는 설정?은 적어도 나에겐 가볍게 넘어갈 만한 일이 아니지.
때묻지 않은 고결함이 내 수도생활의 목적이 아니어야 함을, 나만을 위해 나를 거룩하게 유지하지 말아야 함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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