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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오베라는 남자 본문

엿보다

오베라는 남자

하나 뿐인 마음 2016. 6. 10. 22:31


사랑했던 것들이 곁을 떠나가는 경험이 너무도 지독해서 사랑했던 아내가 있는 곳으로 자신도 떠나가려던 남자가 서서히 그리고 다시 곁을 돌아보며 못다한 사랑을 마무리하는 이야기. 


어떻게 하나같이 이렇게 이 남자를 아프게 하고 떠나갈까 하는 생각이 내내 들어서 맘 놓고 웃지도 못했던 영화다. 세상에 대해, 자신의 삶에 대해  너무도 서운해서 한 톨의 미련도 남지 않았던 그가 결국 자잘한 '사랑'의 기회를 뿌리치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삶을, 사랑을 완성한다. 그가 그리 괴팍했던 것도, 그가 끝내 모른척하지 못했던 것도 다 사랑이다. 너무나 반듯한 사랑. 


그리고 보면 떠날 이유도, 머물 이유도 결국은 동일한 것인가 싶다. 


세상에 사랑은 넘쳐나는데 반듯한 사랑은 드물다. 저마다 사랑이라 외쳐대는데 자기기만인 사랑, 이기적 사랑, 가학적 사랑, 욕망 뿐인 사랑...이 넘쳐난다. 내가 사랑한다 말했던 수많은 대상들은 나의 사랑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였을까. 나의 사랑은 얼마나 이기적이었나. 얼마나 눈멀었었나. 


어디 사랑 뿐이랴. 사람에 대한 이해와 존경도 무너졌다. 섬마을 선생님의 가해자들의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했다던데 그건 과연 사랑일까. 내가 아이들에게 주는 것은 과연 사랑일까. 폭력을 휘두르고도 사랑했다 말하는 이들의 사랑은 과연. 


언젠가 이런 생각을 했었다. 내가 하는 수많은 선택이  '옳은'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것. 내 결심을 흔들리게 만드는 것들이 아무리 많을 지라도 결국 나의 선택은 '옳은' 것이길. 부드럽고 좋게 표현하는 것이 언제나 선한 것은 아님을, 애두르지 않는 모든 표현이 정직한 것만은 아님을 기억하며 아무리 두렵고 용기가 꺾이더라도 '옳은' 선택을 하고 싶다. 옳은 것에서 나오는 반듯한 사랑, 그런 사랑이 나를 다그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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