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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본문

雜食性 人間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하나 뿐인 마음 2015. 1. 26. 04:02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화영 옮김. 문학동네.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가 수많은 거리를 헤매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 그러나 과연 그가 찾고 싶은 것은 단지 자기 자신 뿐이었을까.

 

나는 그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지난 날 어느 한때는 그래도 그가 피아노 연주를 할 때면 사람들이 귀를 기울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이후 그는 아마도 그의 연주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끊임없이 떠들어대는 사람들의 소리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는 잃어버린 기억 속의 자신을 찾기 위해, 그 흔적이라도 찾기 위해 주변의 사람들을 찾아 다닌다. 잃어버린 자신을, 관계 속에서 찾아가는 이야기. 우리는 관계 속에서 자신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말인지.


나는 길마다 그 입구에 가서 버티고 섰다. 나무들과 건물들이 나의 마음을 뒤흔들어주기를 기대하면서.

 

때때로 길 이름 표지판이나 불 켜진 간판이 거기에 없었다면 어떻게 길을 찾아나갔겠는가?

 

나를 찾는 길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과 내가 통과한 시공간을 통해 나를 만나야 하는 법.


지금까지 모든 것이 내게는 너무나도 종잡을 수 없고 너무나도 단편적으로 보였기에...... 어떤 것의 몇 개의 조각들, 한 귀퉁이들이 갑자기 탐색의 과정을 통하여 되살아나는 것이었어요...... 하기야 따지고 보면, 어쩌면 바로 그런 것이 인생일 테지요......

이것이 과연 나의 인생일까요? 아니면 내가 그 속에 미끄러져 들어간 어떤 다른 사람의 인생일까요?

그곳에 가서 당신에게 편지를 쓰겠습니다.

 

결국 우리 각자는 수많은 연결 고리의 일부인 셈. 혹은 파편이던가...


그런데 우리들의 삶 또한 그 어린아이의 슬픔만큼이나 빨리 저녁 빛 속으로 지워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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