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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을 보내며 (요한 20,8) 본문
사도 요한은 '사랑받은 제자'로 유명하신 분이시다. 최후 만찬 때 예수님 어깨에 비스듬히 기대 앉아있을만큼 예수님의 사랑을 받는 제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내게는 "하늘에서 불을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루카 9,54)라고 할만큼 공격적이고 다혈질인 모습과 자신이 차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베드로에게 부활하신 예수의 빈 무덤을 확인하는 첫번 째의 자리를 내어놓았던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요한 20,8)라는 요한 복음의 한 장면이 늘 먼저, 나란히 떠오른다.
그가 예수의 사랑 받는 제자일 수 있었던 것은 예수 옆에 기대어 앉았기 때문이 아니라 십자가의 길에서도 그 옆을 지켰기 때문이다. 다른 제자들 모두 순교로 신앙을 증거할 때에도 그는 자신의 마지막을 주님 뜻대로 기다리며 다른 길을 가야했다.
자신을 내려놓아야 했고 한없이 기다려야 했으며 견뎌내야 했던 사도 성 요한, 모든 수도자들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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