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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방황하는 칼날 본문

엿보다

방황하는 칼날

하나 뿐인 마음 2014. 6. 2. 03:57

 

 

조디 포스터의 브레이브 원이 생각나는 영화.

 

이 세상에 죽어 마땅한 사람이 있을까. 

이성과 심정을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 마주보게 만드는 영화.


이미 내 안에서 벼려진 칼날은 서슬 퍼렇게 날이 섰고 

겨누고 싶은, 어쩌면 겨누어져야 한다는 당위성 마저 지닌 대상을 향해 방향을 틀었지만,

수백 수천 가지의 마땅한 이유들이 그래서는 안된다는 오직 하나의 이유 앞에서 망설이게 된다.

방황하는 칼날.


대체가 가능한 것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상대를 백번 천번 죽인다 해도 도저히 상쇄될 수 없는 것이 있고,

그 무엇으로도 (내 목숨으로도) 갚을 수 없는 빚이 있다.


살인자가 되어버린 아비에게

용서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자신을 무너뜨리면서까지 상대를 응징하기보다, 차라리 용서를 택하시라고 부탁하고 싶었다.

모든 회한을 겹겹이 끌어안고 본인을 용서하지 않으리라 다짐하게 되는 아비에게,

부디 본인을 용서하시라... 애걸하고 싶었다.


"조두식을 죽여서 위로가 되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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